갈망하면서도 두려운, 그 이상한 거리에 대하여
"내향인의 재발견" 네 번째 이야기
내향적으로 계획하고, 외향적으로 실천한다
이른 아침, 학교 갈 시간보다 20분 일찍 집을 나섭니다.
그리고 학교와는 반대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버스를 타기 위해서입니다. 친구는 그런 저를 바라보며 의아한 듯 소리칩니다. “절마, 뭐 하노?”
동네 국수공장 집 딸 때문이었습니다.
국수 심부름을 갔다가, 한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예쁘기도 했지만 그 아이의 활달한 성격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친해지고 싶었던 저는 고민 끝에 한 가지 묘안을 짜냈습니다. 우선 그 아이가 매일 아침 학교 가는 시간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종점 방향으로 한 정거장 거슬러 뛰어가 버스를 먼저 탔습니다. 잽싸게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가, 다음 정거장에서 그 아이가 탈 때 자리를 양보하며 자연스럽게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성공하던 날, 그 아이는 처음엔 당황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더니 이내 수줍게 웃어 보였습니다.
다음번에는 “니 뭐 하노?” 하며 속삭이듯 말을 걸어왔고, 세 번째가 되었을 때 결국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세요? 원래 저처럼 ‘숫기 없는’ 아이들은 이런 엉뚱한 행동을 좀처럼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해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제 마음속 ‘내향성의 방’을 말끔히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목표가 생기면 ‘내향적으로 계획하고, 외향적으로 실천하자’는 다짐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나를 유지하면서, 거기에 하나를 더한 셈입니다.
가까워지고 싶은데, 가까워지는 것이 두렵다
그런데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고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지치며, 연락을 자주 하지 않으니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겉으로 볼 때는 연애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의 내용은 내향인을 연인으로 둔 분들이 꼭 이해해야 할 부분이자, 내향인 스스로도 자신의 마음과 경험을 차분히 되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내향적인 사람들 역시 타인과 깊이 연결되기를 원합니다. 다만 그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넓게 퍼지는 관계가 아니라 깊이 뿌리내리는 관계, 자주 만나는 사람이 아니라 단 한 번을 만나도 진심이 닿는 사람, 수많은 말이 오가는 대화가 아니라 고요한 침묵마저도 편안한 사이를 원합니다. 그저 결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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