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달력은 친절하게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나란히 배치해 놓았다.
사이사이에 낀 연휴들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라는 암묵적인 권유처럼 느껴진다.
5월의 슬롯적 분위기는 가정의 온기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불편하다.
가정의 달은
가정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달이 아니라,
‘온전한 가정’을 위한 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 있다.
다만 그 관계가 끊어졌거나,
어색해졌거나,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 가정도 많다는 것이다.
연휴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묻는다.
“이번에 어디 가세요?”
“부모님 뵈러 내려가세요?”
의도 없는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대답을 고르는 일이
작은 거짓말을 준비하는 일과 비슷해진다.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갈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5월은 개별의 형편이 드러나는 계절이다.
온전한 가족이 부비는 애정의 몸짓은
벗꽃 거리만큼이나 애틋하다.
그 풍경은 누군가에게는 동질감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확인시킨다.
모두가 밥을 먹고 있는 식당에서
홀로 밥을 먹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의도없이 한번씩 곁눈질 하는 그들의 시선에
몸 둘 바를 모르듯이.
어떤 이들에게 5월은
기념의 달이 아니라
조용히 지나가야 하는 달이었으면 좋을 달이다.
억지로 밝아지지 않아도 되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달.
가정의 달은
누군가에게는 축제지만,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계절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씁쓸히 공유하고 있는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