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에 대한 묵상'시리즈는 묵상하고 살면서 문득 스치는 느낌(생각)들을 쓴 것입니다.
* <거시 우주와 미시 우주는 '99.9% 이상' 텅 비어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은?>을 읽은 후 이 글을 읽기를 바란다.
미시의 우주, 원자는 거의 비어 있다. 거시의 우주 역시 99.99%가 비어 있다. 존재하는 것은 비움이 전제되어야 한다.
인간의 삶에도 미시와 거시 우주의 원리가 적용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99.99% 이상 텅 비어 있다.
이 원리에 인간의 삶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존재함'을 위해서다.
최근 은퇴 후 이혼이나 졸혼을 선택하는 부부가 하는 압도적인 이혼사유는 뭘까.
간섭하고, 잔소리하고 싸우는 것 등은 각자의 밀실이 존중받지 못하거나 밀실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증거 혹은 증상이다.
이 세상 모든 인간관계 중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는 누구일까? 그것은 뭐니 뭐니 해도 부부 사이이다.
부부 사이가 가장 가까워 그만큼 주는 사랑의 영향도 가장 크고, 받는 상처도 가장 크다.
부부 서로의 '비어있음'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부부도 서로의 비움의 장소와 존중이 있어야 한다.
독자적인 시간, 공간, 밀실이 필요하다.
최근 혼인 기간 30년 이상 부부가 황혼 이혼하는 비중은 17.7%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령화와 중장년층 인구 증가로 인해 결혼 30년 차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1만 5,628건)가 결혼 5년 미만의 신혼 이혼 건수(1만 4,392건)를 사상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혼인 기간 20년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은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35% 안팎까지 치솟는다.
전체 이혼 건수는 매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20년~3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 비율만큼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이혼 부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부의 존재 역시 미시와 거시 우주 속에 들아가 있는 한 부류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99.99% 텅 비어 있는 원리'는 부부에게도 적용된다.
그러므로 부부의 원리 역시 존재하는 모든 거시, 미시 우주가 99.99% 텅 비어 있는 형국과도 같아야 한다.
부부는 서로의 밀실과 광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때 부부 각자의 밀실은 텅 비어 있음을, 광장은 함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조금 지나면 텅 비어 있음과 함께 있음이 곧 하나(둘이면서 하나인 원리) 임을 알 것이다.
또한 부부 서로 상대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곧 상대가 '텅 비어 있음의 원리'를 존중하는 것이다.
인류는 수백만 년 전부터 남자는 사냥을 위해, 아내는 자식을 기르고 살람을 하는 것으로 진화되었다. 남자는 '사냥'을 위한 '목적지향'을, 여자는 아이들을 기르며 동시에 살림을 하는 것으로 '과정지향'이 발달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목적지향의 남자는 단 하나의 일에 익숙하지만, 여자가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과정지향'에 따른 것이라 본다.
이 수백 만년 축적된 DNA는 존중되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20~ 30년 된 아내의 영역에 왠 낯선(?) 크로마뇽인이 침투해 죽치고 있으니, 아내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퇴직한 남편은 아내와 자식들 앞에서 투명인간이 안되면 다행인 형국이다.
남편은 퇴직 전에 '남편만의 밀실'을 철저히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 밀실은 작은 개인사무실(소호사무실은 작은 비용으로 개인 사무실이 가능하다) 일 수도 있고, 낚시나 색소폰 동호회, 축구, 봉사 등일 수도 있다. 개인사무실을 제1밀실로 두고 제2의 취미나 일을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아내에게 삼시 세끼를 요구하지 말 것. 퇴근 전처럼 하루에 한 끼만 아내가 채려 주는 밥상을 목표로 한다. 한 끼는 남편 혼자 차려먹을 수 있어야 한다(설거지까지 완비할 것). 나머지 한 끼는 개인사무실이든 식당이든, 어디든 자신이 해결한다.
퇴직을 앞둔 남편은 적어도 12가지의 음식과 12가지의 국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레시피는 유튜브에 널려 있다. 나는 50여 가지 음식과 국을 할 줄 안다. 요즘은 유튜브가 선생이다. 그렇게 준비하여 가끔씩 아내에게 음식을 만들어 서비스한다.
"나는 당신을 간섭하지 않을게, 당신이 하던 대로 하고 살아."
남편은 이렇게 아내에게 선언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준비를 바탕으로 남편은 아내가 평소에 하고 있는 스케줄을 존중한다. 언제든 하던 대로 외출도 존중해 준다.
이 모든 것은 하던 대로 살게끔 하는 '아내의 밀실'을 위함인 것이다.
남편도, 아내도 99.99% 텅 빈 존재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99.99%가 텅 비어 있다. 그 우주 원리에 맞춰 퇴직 후의 아내와 남편도 살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허허실실의 지혜다.
그대는 왕이 되고 싶은가?
먼저 아내를 왕비로 만들어라, 그러면 저절로 왕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이 말은 70% 정도 맞다. 나머지 30% 정도는 타고난 천성으로,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실험에 의하면 상대방의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고치려면 15,000번~ 20,000번 이상 반복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것도 전부가 아닌 '어느 정도'다.
내 아내는 치약을 처음부터 중간을 눌러쓴다. 그렇게 쓰면 치약은 처음에는 잘 나와도 중간쯤 쓰면 여러 번 눌러야 사용이 가능하다. 처음 쓸 때부터 치약 맨 아래쪽부터 써서 둘둘 말아가면 쓰면 다 쓸 때까지 한 번으로 눌러쓸 수 있다. 나는 아내가 사용하는 방법의 효용성에 대해 설명으로 고쳐보려고 합리적으로 천천히 설명했었다. 여러 번 반복했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둘둘 말리는 치약 기계도 사놓았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나는 그것을 고쳐보려고 10년쯤 가끔씩(처음에는 삼일에 한번, 그다음은 보름에 한번, 나중에는 서 너 달에 한 번쯤) 반복하여 말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10년쯤 후 포기했다. 진작 포기할걸 -
포기하니 편하다. 지금은 그러고 산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아내를 '왕비 대접'하면 어느 정도는 아내가 내게 선함의 행동으로 되돌려 준다. 잔소리도 줄어든다. 그것은 틀림없다.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인간과 인간 사이도 텅 비어 있어야 한다. 99.99%의 텅 비움과 0.01%의 채움. 텅 비어 있는 곳에 의식(말씀과 사랑)이 차 있다.
텅 비어 있으면서도 가득 차 있는 원리!
텅 비어 있어 가득 찰 수 있는 원리는 이미 '스스로 존재하는 세계'다.
이것 역시 근원의 원리이다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