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하루의 물방울

오늘은 그저, 지지 않는 마음으로

by숨결biroso나


오늘은 그저,
지지 않는 마음으로



젖어들듯
어깨에 쌓인 무게가
세상 전부인 날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엉망이고,
숨 쉬는 것조차 거대한 노력이 되는 시간.


하지만 잠깐, 눈을 감아보세요.


지금 이 순간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손등의 작은 물방울처럼

결국은 증발할 운명이라는 사실을.


지금의 슬픔도, 지금의 미소도,
저 멀리 빛나는 별도, 길가의 작은 풀꽃도

시간이라는 큰 흙탕물에 씻겨
돌아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러니 오늘은

작은 것들에 마음을 붙들어 보아요


거창한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웅장한 목표를 짊어지지 않아도 되겠지요

아침에 내린 커피 한 모금을
조용히 넘기는 그 찰나의 온기에 마음을 기대고,


밤이 오면 스마트폰 화면의 밝기를
가장 낮은 곳까지 줄이는 그 움직임에
하루의 피로를 살포시 내려놓아 보아요


베란다 구석의 작은 화분에
물 한 줌 부어주는 짧은 시간 동안,

흙이 촉촉해지는 속도를 바라보며
마음도 천천히 젖어들기를

오늘은 그저,

이 작고 고요한 물방울들이
하루를 지탱하게 두면 됩니다.


세상을 바꿀 필요도 없고,
누군가를 감동시킬 필요도 없으니

내일 아침 눈이 다시 떠지는
그 미세한 떨림 하나를 위해


오늘은 그저 지지 않는 마음으로
조용히, 젖어들 듯 살아내면 됩니다.



세상의 모든 거창한 위로보다
지금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의 순간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겠지요.


스며드는 일은 언제나,
흘러내리는 것보다 오래가니까요.


내일의 당신이

오늘을 무사히 건넜다고 말할 수 있기를.


누구보다 조용한 하루를 견디는 여린 마음이
물결처럼 다시 반짝일 때까지,
이 글을 아주 천천히 당신 곁에 놓습니다.

오늘을 적시는 물방울은
이미 내일의 단단한 뿌리.


흙이 젖듯,

마음도 천천히 안정을 되찾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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