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보

29화

by송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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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어가는 사과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떨어진 꽃잎 곁에 멍하니 앉아

밤을 지새워본 적이 있나요.


마음은 여전히 서글픈 겨울인데 계절만

혼자 봄이 되어 뺨이 붉어질 때,

그 쓸쓸한 정물 곁에서 끝내 고개를 돌리지 않는 마음.

모든 것이 사라진 허무의 자리에서도

영원히 그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차마 버리지 못해 마음

한구석에 켜켜이 쌓아둔

찬란하고도 아픈 사랑의 파편들을 가만히 깨웁니다.

눈물을 닦아주는 가을바람과 시든 정물,

그리고 그 위로 쏟아지는

밤의 별빛 속에 잠시 함께 머물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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