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나라는 황금이 되는 시간
세상 요구의 소음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문을 닫았다. 성벽 안은 평온하다. 그러나 동시에, 아주 잠깐 서늘한 바람이 지나간다. 문밖으로 쫓아낸 소음들이 사라진 자리에, '혼자'라는 사실이 비로소 실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순간을 두려워한다. 텅 빈 방 안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 누군가에게 연결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녹아버릴 것 같은 불안감. 그것이 우리가 그토록 사람들의 알림에 집착했던 진짜 이유다.
우리는 '외로움'을 병처럼 생각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으면 실패한 인생인 것처럼, 끊임없이 타인과의 연결을 갈구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느끼는 그 외로움은 타인이 없어서 생기는 결핍이 아니다. '나 자신'이 없어서 생기는 공허함이다. 나를 채워줄 주체적인 생각이 없는 사람은, 타인의 온기로 잠시 자신을 데우려 한다. 그래서 사람들과 떨어지면 금세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고독(Solitude)은 외로움(Loneliness)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다. 외로움은 '혼자라서 아픈 것'이지만, 고독은 '혼자여서 충만한 것'이다. 9화까지의 여정을 통해 나는 이 차이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세상의 소음을 거절하고 얻어낸 이 적막은, 나를 잃어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흩어져 있던 나를 다시 한 곳으로 불러 모으는 연금술의 시간이다.
텅 빈 의자에 앉아 눈을 감는다. 이제 외부의 목소리는 없다. 이 방 안에는 오직 나만 존재한다. 이전에는 이 상황이 무서웠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이 공간에 내 생각을 채우고,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채우고, 내가 어제 느꼈던 사유의 파편들을 채운다. 성벽 안쪽이 내 밀도로 가득 차기 시작하자, 외로움은 온데간데없고 '나'라는 황금빛 안도감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타인에게 기대지 않아도 나라는 존재 자체로 완벽하게 균형 잡힌 상태. 이것이 내가 성채 안에서 수행하는 고독의 연금술이다. 타인이 나의 시간을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을 버리면, 비로소 내가 나의 시간을 채울 수 있다. 혼자서도 충분히 즐겁고, 혼자서도 충분히 강인하며, 혼자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매일 아침 빈 의자 위에서 빚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고독은 가장 우아한 자급자족이다. 나의 기쁨을 남에게 구걸하지 않고, 나의 평화를 남의 승인에서 찾지 않는다. 오직 나라는 우주 안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조달하는 자립의 미학.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자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누군가 떠나도,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내 안에 거대한 성을 쌓아두었기 때문에.
이제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가장 생산적인 창조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용한 시간 같지만, 내 안에서는 나라는 사람의 뼈대를 세우고 근육을 붙이는 가장 맹렬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텅 빈 방 안에서 나를 마주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다.
지금 당장 모든 연락을 끊고 아무도 만나지 않는 3일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그 시간을 공포로 채우겠는가, 아니면 당신만의 황금으로 채우겠는가. 당신의 내면에는 당신 스스로를 기쁘게 할 만한 풍요로운 생각들이 얼마나 쌓여 있는가.
쉼표 JEONGSEON의 기록 외로움은 타인에 대한 갈증이지만, 고독은 나에 대한 충만함이다. 텅 빈 방을 나라는 사람으로 가득 채울 때, 비로소 타인의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진정한 자립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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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벽을 지키기 위한 가장 단호하고 우아한 선언
by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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