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빠르게 합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공기관 정규직 합격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입니다. 서류에서 떨어지고, 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떨어지고, 겨우 면접까지 갔는데 최종에서 떨어지는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음엔 더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조금씩 무너집니다.
특히 공공기관 취업은 합격과 불합격의 간격이 매우 얇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필기 점수 1~2점 차이, 예비 번호 하나 차이, 면접에서의 작은 실수 하나가 결과를 갈라놓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더 괴롭습니다. 완전히 못해서 떨어진 것도 아닌데, 계속 떨어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때 가장 위험한 것은 실력 부족보다 멘탈 붕괴입니다.
공부를 계속할 힘을 잃고, 지원서를 넣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어차피 또 떨어질 텐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면 합격할 수 있는 사람도 불합격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준비는 느슨해지고, 실전 감각은 떨어지고, 면접장에서는 자신감이 사라집니다. 결국 멘탈이 무너지면 실력까지 함께 무너집니다.
그래서 공공기관 취업에서는 공부법만큼이나 멘탈 관리가 중요합니다. 오래 버티는 사람이 결국 더 많은 기회를 잡고, 더 많은 실전 경험을 쌓고, 마지막에 합격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취준 생활이 힘든 것은 공부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닙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함과 막막함. 그로 인한 멘탈 붕괴가 어쩌면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붕괴를 막기 위해서, 이번 장에서는 공공기관 취준생들이 어떻게 스스로 멘탈을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그 흐름을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취준 생활에서 가장 흔들리는 순간은 주변 사람들의 합격 소식이 들려올 때입니다. 친구가 공공기관에 붙었다는 소식, 동기가 대기업에 들어갔다는 소식, 같이 준비하던 사람이 사원증 사진을 SNS에 올리는 순간. 처음에는 축하하고 싶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이상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나는 뭐 하고 있지?’
‘쟤는 벌써 붙었는데 나는 아직도 이러고 있네.’
‘내가 더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왜 나는 안 됐지?’
이 비교가 시작되면 멘탈은 빠르게 무너집니다.
문제는 친구의 합격이 아닙니다. 친구의 합격을 내 실패의 증거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문제입니다. 누군가 먼저 합격했다고 해서 내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의 속도와 나의 속도가 다를 뿐입니다.
하지만 불합격이 반복된 상태에서는 남의 합격 소식이 압박처럼 느껴집니다. 사원증 사진 한 장이 내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입사 축하 댓글들이 내 지난 시간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 가장 위험한 생각은 이것입니다.
‘나는 뒤처졌다.’
이 생각이 들면 공부도 잘 되지 않습니다. 자소서를 쓰려고 해도 손이 멈추고, NCS 문제를 풀어도 집중이 흐트러집니다. 마음속에서는 계속 친구와 나를 비교하게 됩니다.
친구는 정규직. 나는 취준생.
친구는 월급 문자. 나는 불합격 문자.
공공기관 취업은 모두가 같은 속도로 달리는 시험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합격하고, 누군가는 인턴과 계약직을 거쳐 돌아가고, 누군가는 여러 번의 탈락 끝에 붙습니다. 늦게 간다고 해서 길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물론 부러울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남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는 동안 나만 지원서를 쓰고 있으면, 마음이 멀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부러움이 나를 망가뜨리게 두면 안 됩니다.
친구의 합격은 그 사람의 좋은 소식일 뿐입니다. 내 인생의 판결문이 아닙니다. 축하할 수 있을 만큼만 축하하고, 마음이 힘들다면 SNS를 잠시 끊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친구가 어디에 붙었는지가 아닙니다.
내가 오늘 무엇을 했는가입니다.
필기시험에서 가장 사람을 미치게 하는 탈락이 있습니다.
바로 커트라인과 아주 근소한 차이로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0.5점 차이, 1점 차이, 한두 문제 차이.
이런 결과를 받으면 마음이 쉽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아, 한 문제만 더 맞혔으면 됐는데.’
‘마킹 실수만 안 했어도 붙었을 텐데.’
‘그 문제를 왜 틀렸지?’
이런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돕니다. 완전히 못해서 떨어진 것보다 더 괴롭습니다. 합격이 눈앞에 있었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때 착각하면 안 됩니다.
커트라인에 0.5점 차이로 떨어졌다는 것은 “운이 없어서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직 실력이 애매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운에 따라붙을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는 위치라는 뜻이니까요.
정말 안정적인 합격권에 있는 사람은 한두 문제를 실수해도 붙습니다. 반대로 커트라인 근처에 있다는 것은 아직 실력이 합격선 위에 단단히 올라서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너무 오래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나는 완전히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제 합격까지 한 계단만 남았다.’
‘다만 그 한 계단을 확실히 올라가야 한다.’
0.5점 차이 탈락은 실패와 동시에 신호입니다. 공부 방향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자바카라이 아니라 분석입니다.
어떤 유형에서 시간이 부족했는지.
어떤 문제에서 실수가 반복됐는지.
찍은 문제가 너무 많았는지.
쉬운 문제를 놓쳤는지.
어려운 문제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썼는지.
이걸 확인해야 합니다.
커트라인 근처까지 갔다는 것은 분명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가능성은 합격이 아닙니다. 그 가능성을 진짜 합격으로 바꾸려면, 마지막 한 계단을 올라갈 만큼의 공부가 더 필요합니다.
그러니 0.5점 차이 탈락에 너무 무너지지 마십시오.
그건 당신이 거의 다 왔다는 증거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과도한 의욕으로 지키지 못할 루틴을 만들고는 합니다.
아침 7시 기상.
오전 NCS 한 세트.
오후 전공 공부.
저녁 자소서 작성.
밤에는 면접 답변 정리.
계획표만 보면 이미 합격은 따놓은 당상입니다. 문제는 이 루틴은 지키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처음 며칠은 의욕으로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계획이 밀리기 시작하면 루틴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그러면 아마 다음과 같은 자바카라을 하겠죠.
‘나는 왜 이것도 못 지키지?’
‘역시 나는 의지가 약한가?’
‘이러니까 계속 떨어지는 거겠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멘탈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집니다. 완벽한 루틴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완벽함의 기준을 잘못 잡는 데 있습니다. 완벽한 루틴이란, 본인이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루틴을 말합니다. 그 루틴은 매일 100% 모든 것을 쏟아내는 루틴이 아닙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무언가 압박감과 불안감, 죄바카라감에 휩싸여서 매일 모든 걸 쏟아내야 할 것 같아서 무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다음날은 방전돼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죠. 그러면 또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난 역시 구제불능이야.’
‘난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걸까?’
이는 잘못된 방식입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의 70% 정도만 목표로 잡으세요. 여러분도 알겠지만, 취준은 마라톤입니다. 마라톤은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뛸 수 있는 페이스로 계속해서 뛰어가는 겁니다. 누군가는 여러분보다 빠른 속도로 뛰어가겠죠. 그렇다고, 여러분이 그 사람 속도를 따라잡으려고 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미 뛰고 있으시다면, 본인의 속도를 믿으세요. 처음에 느리더라도 점점 체력과 근력이 붙게 되면 남들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는 페이스로 뛰게 될 겁니다.
취준생에게 휴식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쉬고 있어도 쉬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누워서 유튜브를 봐도 마음 한쪽에서는 죄바카라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금 남들은 공부하고 있을 텐데.’
‘이 시간에 NCS 한 세트라도 풀어야 하는데.’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건가?’
그래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제대로 공부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게 참 위험한 마음가짐입니다.
쉬는 시간은 단순히 공부를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죄바카라감을 가지고 쉬게 되면 에너지는 충전되지 않습니다.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여유롭지 않은 형편이라면, 독기까지 품게 되는 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조금 더 냉정하게 생각하십시오. 휴식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다시 달리기 위해 필요한 과정입니다. 특히 공공기관 취업처럼 긴 마라톤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러면, 죄바카라감 없는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오늘의 할 일을 미리 정해두는 겁니다. 앞에서 말한 70%의 목표를 말이죠. 그 할 일을 다 끝냈다면, 이제 휴식은 마음껏 가져도 됩니다. 다음 날 컨디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무엇을 하든 괜찮습니다. 건강한 취준 생활을 위해서는 건강한 심신이 필요합니다. 그 건강함을 위해서는 휴식이 필수입니다. 제발 죄바카라감을 가지지 마세요. 해야 할 일을 다 끝낸 사람에게 휴식은 달콤한 보상이어야 한다는 걸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