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을 이겨내고 시작한 첫 운동 일기
놀라운 사실은 이 글을 쓴 지 22여 일이 지난 현재 내가 꾸준히 주 5일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디어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3kg의 감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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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루한 몸덩이를 가졌음에도 매일 침대에 누워 눈과 손가락만으로 운동하는 사람이었다. 며칠 전까지.
인스타에 올라오는 운동 영상을 열심히 시청하며 ‘언젠가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저장 버튼을 누른 지 6개월.
늦가을 다람쥐가 도토리 모으는 속도보다 내가 운동 영상 모으는 속도가 더 빠를지도 모른다. 검지 손가락으로 휙! 휙! 다음 영상을 넘긴다. 만만해 보이는 동작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저장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반년이 지났고 저장된 영상을 100여 개에 달한다.
정작 겨울이 되면 다람쥐는 숨겨둔 도토리를 못 찾는다지.
내가 딱 그 꼴이다.
허리운동, 어깨운동, 전신운동, 유산소운동, 폼롤러운동… 몽땅 한 군데에 저장 저장 저장.
그렇다고 그걸 다시 열어보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냥 남들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얻는다.
(눈으로 보면 저절로 칼로리가 소모되는 운동 시스템이 개발되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내가 자는 동안 로봇이 내 팔다리를 저절로 운동시켜 준다면…. 엉뚱한 생각만 한가득이다. 이럴 거면 숨은 왜 쉬나 싶다.)
이렇게 누워서 눈알만 굴리며 ’ 건강하게 살고 싶다 ‘라는 소망을 가지게 된 나는 분명 염치없는 사람이다. 시험공부는 하나도 안 하고 찍은 거 다 맞게 해달라고 일면식도 없는 알라신, 부처님, 예수님까지 돌아가며 기도하는 하루짜리 신도보다도 못한.
그런 내가 3일 전, 그러니까 2026년 6월 14일, 일요일 저녁에 거실 바닥에 매트를 깔았다. 다락까지 올라가서 먼지 묻은 매트를 찾아 내려왔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칭찬거리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매트에 묻는 고양이털을 닦아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며칠 전 영상에서 본 ‘하루 100개만 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한다는 전설(?) 같은 영상을 따라 해보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평소 운동복 챙겨 입고 나가서 달리는 게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생각을 전환한 것이다. 매트에 무릎 꿇고 엎드려서 하는 동작이니 귀차니즘인 나에게는 딱 좋은 운동인 듯싶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몇 개만 해봐야지 싶었는데 엉성한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열이 오른다. 어라, 내 몸에 열이 나네. 이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감각인가. 신이 나서 조금만 더, 10개만 더. 아예, 다이어트에 좋다는 유명한 춤도 따라 춰볼까?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영상 보면서 허우적거렸더니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가 됐다. 회색 매트 위에 땀방울이 톡! 하고 떨어졌다. 연신 흐르는 땀에 눈이 금세 따가워졌다. 이 감각은 낯선 듯 익숙하다. 하지만 시어머니 따라 비닐하우스에서 고추 딸 때 느껴봤던 땀의 고통과는 비교도 안 되는 희열이 내 혈관을 타고 흐른다. 도파민이 폭발한다. 땀이 매트 위에 토토도독… 연신 떨어진다. 운동으로 땀을 흘려보는 것이 얼마만인가.
어라???? 나 운동 좋아하네?!
땀에 덤벅 된 붉은 얼굴로 전신 거울 앞에 다시 선다. 출렁이는 군살과 근육 없는 비루한 내 몸매는 여전했지만 이상하리만큼 내가 예뻐(?) 보였다. 눈이 땀에 젖어서 노안으로 나빠진 시력이 더 흐릿해진걸 수도 있지만…. 여하든… 어쨌든… 뭔가 모를 성취감에 기분이 째진다. 이래서 운동에 잘 못 빠지면 사람이 반쯤 돌아버린다고 했던가.
곧 내 나이 쉰을 앞두고 있다. 여기저기 건강 적신호가 들어온다. 쑤시고 아프고 죄다 ‘전단계‘(고혈압, 당뇨)라는 무시무시한 이름표가 앞에 붙는다. 건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운동해야겠지... 앞으로 2~30년은 더 써먹을 몸이니까.
가족들이 오며 가며 내가 운동하는 모습을 흘긋 본다. 말도 안 되는 춤동작을 계속 틀리면서 하니 코미디가 따로 없겠지. 하지만 관심의 큰 이유는 무기력감으로 맨날 침대에만 누워있던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그 자체인 것 같다. 다들 말을 안 해도 내가 며칠이나 하려나 싶은 의심도 한가득 있을 것이다. 나조차도 나를 알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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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이틀 동안 거실에서 헥헥거리는 내 모습에 정체되어 있던 집안 공기가 달라짐을 느낀다.
어제 초등6학년 넷째 아들이 등교하면서 내게 말했다.
”엄마, 오늘은 운동 몇 시에 해요?
“어… 8시쯤? 왜?”
“그럼 나도 엄마 따라서 같이 운동해도 돼요? 요즘 계속 컴퓨터 앞에 있었더니 체력이 떨어진 것 같아서…”
“좋아, 같이 하자”
(5년간 배운 태권도를 그만두고 살이 붙은 아들이 먼저 같이 운동을 하자 청하니 오잉~ 너무 좋잖아!!!)
저녁 식사 전 거실 TV에 틀어진 영상 속의 외국 남자의 흐느적거리는 춤사위에 아들의 두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린다.
“에~???? 엄마가 하는 운동이 이거였어요? 난 절대 못해”
과연 사춘기 아들은 엄마랑 함께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골든> 노래에 맞춰 춤을 출 것인가?
출근 전 쓰는 일기라 다음 이야기는 조만간 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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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복 챙겨 입고 나가는 것조차 귀찮은 당신,
잠옷이나 속옷 차림이라도 상관없다. 말려있는 요가 매트를 펴라. 그것도 싫다면 그냥 이 영상을 틀고 서서 팔만 흔들어 보라.
운동이 간절한 사람들은 속는 셈 치고 이 영상을 세 번만 반복 시청해라. 반드시 서서.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삐그덕 흐느적거리며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3일째 계속 반복하며 따라 하니 처음보다는 엉성한 동작이 나아지고 있다.
매번 다음 동작을 버벅거리는 나 같은 박치, 몸치도 충분히 신나게 즐길 수 있으니 그대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중독돼도 나는 바카라임 못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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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wLRzPr1n-w?si=113zY9v7bVS13s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