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지
저는 목돈을 모으기 위해서 예금을 활용했습니다. 아주 운이 좋게도 5%대의 고금리가 시기 적절하게 맞아 떨어졌고 그 이득을 본 덕입니다. 그럼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도 고금리의 시대가 다시 올까요? 그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걸까요? 저는 ISA 계좌에서 답을 찾아 보려고 합니다.
ISA 계좌는 절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용 계좌입니다. 1년 최대 2,000만원을 납입할 수 있고, 최소 3년은 유지해야 하며 최대 5년까지 최대 1억 원을 예치할 수 있어요. 예치한 금액으로는 국내 ETF 상품을 매수할 수 있고, 매수한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과세가 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비과세 상품인건데 비과세 대상에는 분배금과 배당금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최대 1억 원을 5년간에 걸쳐서 예치하고 적립식으로 상품을 모아간 후에 만기 연장을 통해서 분배금, 배당금을 비과세로 복리 투자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용이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이 계좌로 장기 투자를 할 계획이고 월 분배금 세팅을 해서 월 복리 효과를 최대한 누려서 원금 1억 원을 계속 불어나게 할 계획을 가지고 계좌를 개설했습니다. 그리고 1년 한도 2,000만 원을 납입했습니다. 고배당, 커버드콜, 미국 지수 추종 ETF를 분산해서 매수했고 매달 11만 원(연 수익률 기준 약 7%) 정도의 분배금 세팅을 해두었습니다. 올 해는 납입 한도를 달성했기 때문에 추가 납입은 없고, 2027년부터 월 160만원을 매달 납부해서 다시 2,000만 원 한도를 채울 예정입니다.
5년 만기 1억 납입 기준으로 10년을 더 월 복리로 유지하면 누적 수익률은 200%가 넘어갑니다. 원금이 1억 원에서 더 늘어나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월마다 누적해서 수익을 쌓아 올리기 때문에 만기를 뒤로 미룰수록 수익률은 더 극대화 되겠지요? 본격적으로 수익이 누적되는 5년 만기 이후에 기대되는 수익이 신규 계좌 생성 후에 절세할 수 있는 금액보다 갈수록 커지기 때문에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련이 찾아 왔습니다. 최근 세제개편안이 나왔는데 이 중에 신규 ISA 계좌 신설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끌더라구요. 납입 한도 내용이 조금 바뀌었는데 1년 납입 한도 금액은 2,000만 원으로 동일하지만 최대 납입 기간은 10년으로 사실살 최대 만기금이 2억 원으로 2배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청년(18~34세)이면서 소득 기준(총급여 7,500만원 또는 종합소득금액 6,300만원 이하)이 충족하면 ISA 납입액의 10%를 소득 공제 받을 수 있는 혜택까지 주어지는 것이죠. 정부는 이 상품을 두고 '생산적 금융 ISA'라고 부른다고 해요.
새로운 ISA가 생긴 것은 분명 반길 일인데, 세제 개편안에는 기존의 ISA 계좌에 대한 개편안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계좌 유지 최대 5년'이라는 점이었어요. 그러니까 최소 만기 충족 기간인 3년이 도달하면 60일 안에 기간 연장 신청을 하고 2년간 더 납입해서 최대 1억 원을 채우고 무기한 연장을 하면 10년이고 20년이고 계좌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고, 시간이 주는 복리 효과로 자산을 불리기 유용했었는데 5년 만기가 끝이기 때문에 1억 원으로 굴리는 복리는 기대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아, 이걸 이렇게 만들면 ISA 계좌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지는데 말이죠.
이번에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유지된다면 앞으로는 계좌 생성 후 만기까지 최대 5년간 운용할 수 있고, 이후에는 연장이 되지 않으므로 모든 상품을 매도 후에 연금저축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ISA 계좌를 개설해서 1년차부터 다시 투자해야 하죠. 이렇게 하면 연금저축으로 이전할 때 최대 3,000만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나머지 7,000만 원에 대해서는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ISA 계좌로 계속 몰려오던 자금의 흐름이 매우 약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5년간 비과세 복리 투자를 누리기 때문에 이정도만 해도 유리하다는 면에서 아직도 매리트가 있긴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국내 증권 시장에 흘러 들어오던 돈이 미국장으로 빠져 나가지는 않을 지가 매우 우려됩니다. ISA를 선택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이 절세 혜택과 함께 성장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인데요. 5년만 유지할 수 있도록 바뀐다면 만기가 되는 5년 뒤의 경제 상황에 따라서 대폭락의 장인 경우 손해를 봐서라도 계좌를 정리(일괄 매도)하는 현상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안한다면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죠. 그래서 과세가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고 더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고 있는 미국 증권 시장이 더욱 매리트가 생기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죠.
이번 정부가 국내 증권 시장의 부흥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이번 개편안에서 기존 ISA 계좌를 너프시킨 것은 아이러니한 결정인 것 같네요.
지난 8일이던가요? ISA의 만기일 연장을 5년으로 줄이겠다던 계획을 다시 전면 재검토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죠. 사실 앞선 글은 초고로 작성해둔 글인데 그 사이에 말이 또 바뀐 상황이에요. 이에 대해서 경제 유튜버나 블로거 분들도 혼란스러워 하시고 저 역시도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국내 ETF 시장에 투자할 매리트가 사라져서 미국 증시로 투자하려는 마음을 먹었었고, ISA 계좌로 납입하던 자금을 동결하려고 했거든요. 그러던 차에 재검토 지시가 있었다고 하니 재검토 된 내용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