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속도와 계절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by세실리아

───

모든 것에는

각자의 속도와 계절이 있다.

더디 익는 귤도

처음부터 달았던 귤도

다 같은 나무에서 태어난다.

사람도 그렇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출처: 이왈종,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中

------------------


아이를 낳고 육아와 집안일만을 이어가다

작년부터 조금씩

마음속 품었던 것들을 꺼내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등 돌려 모른척 했던 세상으로 다시 향해본다.

그러나 세상을 향하지 않았던 11년이라는 세월이

너무 길었던걸까...

세상으로 향하는 길이 어디인지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다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너무나 변해버린 세상,

그 세상을 향하는 길 위에는 낯선 것, 모르는 것 투성이다.

아... 너무 오래 멈추어 있었던걸까?

아... 너무 길게 세상과 담을 쌓았던걸까?

다시 길을 찾아 첫 걸음을 떼며,

'쉽지 않을 것이다.' 각오를 단단히 했건만...

역시나 쉽사리 속도가 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은?

답은 거북이, 달팽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틀렸다.

나는 요즘 그 새로운 답을 알아간다.

바로 나.


매 순간 쩌렁쩌렁 울려대는 내면의 검열관 목소리를

모른척 하기 위해 '발자국' 노래를 듣고 또 듣는다.

매일 한 발자국씩만 나가자고, 욕심부리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발을 내딛지만,

때로는 한 발자국조차 내딛지 못하는 날 앞에서,

때로는 내딛는 것이 아니라

뒤로 물러나게 되는 날 앞에서,

때로는 돌아가게 되는 날 앞에서

내 안의 자신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다.


오늘도 거북이, 달팽이보다 느린 나의 속도에

조바심과 조급함이 반응한다.

조바심과 조급함은 불안을 동반하고

오늘의 발걸음을 내딛어도 될지 망설이게 된다.


'모든 것에는 각자의 속도와 계절이 있다.'


그렇다.

알고 있지만, 자꾸만 잊게 되는 말.

다행히 오늘도 만난 이 문장을 마음에 담으며

오늘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본다.


그리고 설사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날일지라도,

때로는 발걸음을 물러나야 하는 날일지라도,

매 순간 남겨지는 그 발자국만으로도 충분함을

명심해본다.



'등에 가득한 짐이 더욱 무거울수록

깊은 발자국이 새겨져

누군가에게 희망의 이정표가 될 수 있으니

너의 길을 가거라.'


반복재생중인

'발자국(모란,추준호)' 노래를 들으며

지금의 이 발걸음에 최선을 다해본다.

지금의 이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음에 감사해본다.


거북이보다,달팽이보다 느려도

나의 속도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의 계절이 올 것이라 믿으며

나의 속도대로 오늘을 살아간다.



#마음서당 #필사 #낭독 #발자국 #이왈종

월요일 연재
이전 25화엄마의 마음일기:변하는 것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