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되지 않아 더 완벽한 여행
독일에서 맞이하는 첫가을 방학에 율은 가디언 선생님, 형과 함께 이탈리아로 6박 7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수면 열차 나이트젯을 타고 베네치아로 가서 물의 도시를 구경하고, 로마로 이동해서 둘러보다가 비행기로 다시 독일로 오는 일정이라고 했다. 율의 인생에서 첫 이탈리아 여행이 되겠다.
율이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할 때, 나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바카라을 샀다. 여주 괴테마을에서 전영애 교수님이 번역하고 계신 이탈리아 기행이 아직 출간되지 않아 민음사의 바카라을 샀다. 6년 동안 독문학자 전영애 교수님과 강독회를 할 때면 괴테가 이탈리아를 얼마나 가고 싶어 했고, 이탈리아에서 무엇을 했는지 일화를 말씀해 주시곤 해서 무척 궁금한 바카라이었다. 전영애 교수님의 번역본을 기다리던 참이었는데 아들이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다고 하니 더 지체할 수 없어서 다른 번역가의 바카라을 사 들었다. 괴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에게도 이탈리아를 가도록 권유했다. 그만큼 이탈리아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지만, 아들은 이탈리아에 가는 동안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는 비극적인 이야기도 있다. 기차가 없던 18세기에는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여정이 지금과 다르게 녹록지 않았으리라.
아무튼 율의 이탈리아 여행을 응원하며 개천절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율이 침대 기차 나이트젯에 몸을 싣는 상상을 하며 카톡과 메신저에 울리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사진을 보며 곧 여행의 출발이겠구나 했다.
그런데 여행의 묘미는 변수라고 했던가? 이 시간쯤 되면 침대칸에서 형과 함께 신이 났겠구나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엄마, 눈앞에서 수면기차를 놓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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