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잔디밭에서 터진 웃음
주변 사람들에게 열 살 율이 독일로 유학을 간다고 했을 때, 대부분 첫 질문은 축구를 하러 가냐는 것이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면 마음속으로 '가서 축구를 하긴 할 건데...'라는 대답이 먼저 떠올랐다. 축구를 좋아하는 율이 독일에 가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가 축구이기도 했으니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물론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게 아니라 독일 동네 축구클럽에서 뛰겠지만 말이다.
독일 축구하면 차범근, 손흥민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이 뛰었던 분데스리가(Bundesliga)가 떠올릴 것이다. 독일은 축구종주국은 아니지만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와 함께 세계 축구를 이끄는 '유럽 4대 리그' 중 하나로 손꼽힌다.
게다가 가디언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몇 년 전에 홈스테이에서 살던 형님은 김나지움에 다닐 때부터 마인츠 05 (1. FSV Mainz 05)에서 뛰고 있는 이재성 선수의 통역 봉사활동을 했다며 사진도 보여주셨다. 마인츠에서 미드필더로 자리 잡고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재성 선수의 사진을 보며 율은 더욱더 독일에 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율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고서 동네 남자아이들 절반 이상은 축구학원에 등록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율도 집 근처 축구학원에 갔었다. 취미반에 등록해서 한 두 달 다니더니, 육성반에서 선수반까지 올라가며 일주일에 4일은 축구장에서 살았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참 열의 있게 축구를 배우고 심지어 유명한 축구선수들의 축구카드를 모으고 그림까지 그렸다. 그러다 학년이 올라가며 체력과 기술에 대한 한계를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그 무렵, 정말 축구선수로 나갈 친구들은 축구클럽이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고 율은 스스로 축구선수라는 꿈이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아가며 열정도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그래도 아빠와 함께 서울, 인천, 포항 구장 할 거 없이 축구대회가 있으면 보러 다녔고, 주말마다 축구를 배우기도 했다. 축구를 보거나 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율이 독일에 가서도 가장 먼저 가디언 선생님께 질문한 것이 언제부터 축구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율의 아빠도 아들이 축구를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한 게 눈에 보였던 모양이다. 가디언 선생님께 율이 축구클럽에 가입하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전달했다.
가디언 선생님은 당장 축구클럽에 가입할 수도 있지만, 율이 독일어를 좀 배운 다음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 독일에 가서 학교생활을 하고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독일어가 조금은 들린다고 했다. 가디언 선생님은 율이 한 달이 지나니 귀가 트였다며 반가운 말씀을 전해주셨다. 그래서 집 근처 축구클럽과 뒷집 카렘 형님이 다니는 축구클럽에 연락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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