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타기전 시애틀 즐기기_05
지난 에피소드에서 날씨도 쾌청한 한낮의 스페이스 니들을 보고 내려왔다.
점심으로는 근처의 쌀국수집으로 정했다. 쌀국수집으로 가는 도중 모노레일 기둥에 있는 태극기 발견! 엇! 왜 여기에 태극기가! 갑자기 시애틀에서 태극기를 만나니 또 그렇게 반갑다.
기둥에 여러 나라의 국기가 그려져 있었다. 무슨 기준으로 그 국기들이 그려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반가운 마음을 안고 쌀국수집에 들어갔다. 스페이스 니들 근처라 들어간 건데 알고 보니 맛집이었던 걸까? 줄을 서 있다. 우리도 제법 한참을 기다려 들어가 앉았다.
쌀국수는 약 20불 정도였는데 맛있었다. 언제부터 쌀국수가 20불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전만 해도 10불 내외였던 것 같다. 물가가 그동안 정말 많이 올랐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시티패스에는 스페이스 니들을 낮과 밤으로 두 번 갈 수 있는 티켓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저녁에 또 스페이스 니들에 갔다. 전망타워에 밤낮으로 가보기는 처음이다. 저녁에는 줄이 더 길었다. 야경 보러 오는 사람이 더 많은가 보다.
관람객들도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였다면 밤에는 친구들과 연인과 같이 온 젊은이들이 많았다. 인생 사진을 건져 보려는 듯이 멋지게 옷을 차려입고 온 사람들, 연인과 옷을 맞춰 입고 온 사람들, 그리고 과감하게 스타일링하고 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들을 보는 것만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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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보았던 풍경이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야경은 달라 보였다. 낮에는 모든 게 너무나 환하게 보였다면, 밤에는 적당히 덮을 건 덮고 보여 주고 싶은 것만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 같다. 가릴 것은 가렸기에 더 아름답고 신비로워 보인다.
낮에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던 워터프런트 공원은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처럼 반짝였다. 왜 시티패스에 스페이스 니들 티켓이 두 장인지 알 것 같다. 스페이스 니들은 낮과 밤으로 두 번 올 만한 곳이었다. 낮에는 저 멀리 레이니어 산과 바다와 시가지가 사진처럼 시원하게 보이더니, 밤에는 온 시애틀이 금색 불빛 속에 잠겨 버렸다.
롯데월드타워에서 본 서울의 야경은 아파트 불빛과 자동차의 불빛만이 도시를 밝히고 있었다. 시애틀은 워터프런트 공원의 불빛들과 바닷가, 호수, 도심이 모두 적절히 나즈막하게 예쁜 불빛들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야경은 잘 찍기가 더 어렵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역시 눈으로 보는 게 제일 아름다웠다.
밤엔 감상적이 되기 쉬운 걸까?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사랑하는 가족과 같이 볼 수 있어서 그 순간 너무 감사했다. 스페이스 니들에 낮에만 올랐다면 이런 감정은 들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밤엔 연인들이 많이 오는가 보다. 술도 한 잔 안 마셨는데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경치에 취해 들뜬 기분으로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려왔다.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올라가서 한 20분 정도 지나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이제 집에 가! 라는 신호인 듯하여 적당히 기분 좋게 보고 숙소로 향했다. 스페이스 니들을 낮에 보는 게 나은지 밤에 보는 게 나은지 묻는다면? 둘 다 봐라! 라고 하고 싶다. 같은 광경, 다른 분위기다. 낮에는 펼쳐진 바다와 도시를 같이 조망하는 시원함이 있고, 밤에는 따뜻한 불빛 속에 반짝이는 시애틀을 보는 감상적인 면이 있다.
실컷 구경하고 아래로 내려오니 역시나 기념품숍이 우리를 맞이한다. 여기서 산 초콜릿이 괜찮았다. 선물로도 괜찮고 그냥 먹어도 맛있어서 여러 개 샀다.
#시애틀 #스페이스니들 #낮과밤이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