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다루고
강을 건너고
하늘을 날던 인간은
이제
죽음까지도
고쳐야 할 오류라고 말한다.
늙음은 버그,
질병은 업데이트 대상,
유전자는 수정 가능한 코드.
신은
조금씩
연구실로 이사했다.
행복도
더는 마음에서 피어나지 않는다.
도파민 몇 방울,
세로토닌 몇 그램.
웃음도
처방전이 되는 시대.
인간은
창조주를 닮으려 했지만
어느새
창조한 알고리즘을
닮아가기 시작했다.
무엇을 볼지,
무엇을 믿을지,
누구를 사랑할지.
선택은
점점 더 정확해졌고,
삶은
점점 더 예측 가능해졌다.
불편은 사라졌지만
설렘도 함께 사라졌다.
길을 잃지 않게 되었지만
우연히 만나는 기적도
줄어들었다.
우리는
신이 되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정작
고개를 숙여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걷는다.
호모 데우스.
신을 꿈꾸는 인간.
그러나
인간다움은
더 많은 지능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눈물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의식과 공감에서 피어난다.
기술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더 따뜻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래서 미래의 질문은
"얼마나 똑똑해졌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아직도 인간인가?"
그 질문 앞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비로소
호모 데우스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