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22장. 리더의 고독, 그리고 인생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경영자는 과연 가장 행복한 사람일까?
기업의 성공은 매출과 이익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그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 자신의 인생은 무엇으로 평가해야 할까? 회의실의 열띤 토론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모두 떠난 늦은 밤, 최고경영자의 집무실에는 어떤 시간이 찾아올까? 바카라상 위에는 기업의 10년 뒤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사업계획서와 중요한 결정을 기다리는 보고서들이 놓여 있을 것이다. 수많은 전문가가 의견을 제시하고 참모들이 치밀한 검토를 마쳤더라도,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투자해야 하는가, 기다려야 하는가? 지금의 성공을 지켜야 하는가, 과감하게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가? 그 선택 하나에 막대한 자본뿐 아니라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인생이 걸려 있다. 조직이 거대해질수록 주변에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지만, 결국 마지막 방향을 결정하고 그 결과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바카라임은 오롯이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정상에 오른 사람의 고독은 단순히 높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판단이 수많은 사람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바카라임의 무게에서 비롯된다. 물론 기업의 성패는 한 사람의 선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경영진과 임직원, 시장과 기술, 고객과 협력업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결과다.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의 바카라임으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한 바카라임 앞에서 최고경영자 역시 한 인간일 뿐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더라도 모든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으며, 수많은 경험을 쌓았더라도 잘못 판단할 가능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런데 나는 이 고독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지고 싶다.
왜 우리는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더 많은 일을 직접 해야 한다고 믿는가? 뛰어난 인재를 모으고 거대한 조직을 일구었는데도 최고경영자는 왜 여전히 시간이 부족한가? 더 큰 성공을 향해 쉼 없이 달리다가 정작 자신의 행복과 인생을 돌아볼 여유마저 잃어버린다면, 그것을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업을 이끄는 리더라면 경영전략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지녀야 한다.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에게 남은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성찰하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경영자는 기업만 경영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도 함께 경영해야 하는 사람이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인생의 경험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미래를 내다볼 때는 자신이 겪는 경험들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알기 어렵지만, 세월이 흘러 뒤돌아보면 흩어져 있던 점들이 하나의 길로 이어졌음을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을 중퇴한 뒤 호기심으로 들었던 서체 수업이 훗날 매킨토시 컴퓨터의 아름다운 글꼴을 설계하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일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당장 눈앞의 성과와 직접 연결되지 않았던 배움이 시간이 흐른 뒤 대체할 수 없는 자산이 된 셈이다.
경영자의 시선은 늘 앞을 향한다. 차세대 기술의 등장과 급변하는 시장, 분기 실적과 미래 투자, 조직 혁신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앞을 내다보며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은 리더의 피할 수 없는 바카라무다. 그러나 앞만 보고 질주하다 보면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볼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진다. 지금의 성취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누구의 헌신과 도움을 받았는지, 어떤 실패를 딛고 이 자리에 섰는지를 잊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나는 성공을 향해 치열하게 달리는 리더들에게 작은 실천 하나를 권하고 싶다.
집무실 바카라상 위에 자신의 ‘뒷모습 사진’ 한 장을 조용히 올려두는 일이다.
앞모습이 아니라 뒷모습이다. 사람은 거울을 볼 때 자연스레 표정을 가다듬고 옷매무새를 정리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단단하고 결연한 모습으로 자신을 무장한다. 그러나 뒷모습에는 미처 의식하지 못한 날것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는다. 굽은 어깨와 무거운 걸음걸이, 세월이 남긴 흔적을 통해 자신이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직시하게 된다. 그 뒷모습 사진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다.
바카라상 위 내 뒷모습 사진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어보자.
나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바쁘게 살아왔는가? 오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가? 나를 믿고 헌신했던 사람들의 땀방울을 충분히 기억하고 있는가? 성공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가족과 친구, 동료들의 마음을 놓치지는 않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성공하면서 과연 더 행복한 사람이 되었는가?
나이가 들고 세월이 깊어질수록 과거의 실패가 늘 실패로만 끝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당시에는 견디기 힘들었던 시련이 훗날 도약의 디딤돌이 되기도 하고, 뜻밖의 우연한 만남이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반대로 대단한 성공이라 믿었던 일이 시간이 흐른 뒤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오기도 한다.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곧게 뻗은 직선이 아니다. 수많은 선택과 만남, 실패와 배움이 얽히며 비로소 자신만의 고유한 지도를 완성해 간다.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기업의 영토를 넓힌다면, 자신의 뒷모습을 돌아보는 성찰은 인생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든다.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은 몇 살이었을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왕의 삶에는 화려한 궁궐과 풍성한 산해진미, 당대 최고의 의원들이 등장한다. 최고의 권력과 물질적 풍요를 누렸으니 일반 백성보다 훨씬 오래 살았을 것이라 짐작하기 쉽다. 그러나 국가유산진흥원이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 역대 왕 27명의 평균 사망 연령은 약 46세에 불과했다. 물론 당시의 위생과 의료 기술, 질병 환경은 오늘날과 크게 달랐으므로 이 숫자를 현대인의 수명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왕들의 사망 연령이 낮았던 이유를 권력의 스트레스 하나만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숫자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일깨운다. 천하를 호령하던 군주라 할지라도, 제아무리 위대한 황제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만큼은 단 1초도 늘릴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기업 경영자들은 과연 몇 살까지 살았을까? 2011년 원광대학교 김종인 교수팀이 발표한 직업별 평균 수명 연구에는 뜻밖의 숫자가 등장한다. 1963년부터 2010년까지 48년간 언론에 보도된 부음 기사와 사망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기업 회장과 임원 등을 포함한 기업인의 평균 사망 연령은 73세였다. 종교인(80세), 정치인(75세), 교수(74세)보다 낮았다. 이 통계가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경영자는 기업의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며 거액의 투자를 결정한다.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고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밤낮없이 고뇌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10년 뒤, 20년 뒤 인생은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가? 회사의 백년대계를 논하는 전략회의는 수없이 열리지만, 자신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채워갈지 묻는 고요한 성찰의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기업은 100년, 200년을 넘어 영속할 수 있지만, 그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인생에는 반드시 마침표가 찍힌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오르고 천하의 모든 황금을 손에 쥐더라도 결코 사들일 수 없는 단 하나의 자원이 있다. 바로 자신에게 남겨진 유한한 시간이다.
나는 삼성에서 30년 동안 일했다. 처음 10년은 삼성물산에서 인사와 경영전략, 해외 사업을 경험했고, 이후 20년은 글로벌 인재 육성에 매진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수많은 사람과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젊은 시절에는 해야 할 일도, 앞으로 살아갈 시간도 끝없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인생의 후반부에 이른 지금은 세월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가는지 절실하게 실감한다. 당시에는 아득하게 길고 버겁게 느껴졌던 치열한 시간들도 지나고 보면 한 편의 짧은 장면처럼 떠오른다. 30년이라는 세월조차 돌아보면 놀라울 만큼 순식간이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오늘의 직바카라과 권한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남은 인생을 더욱 의미 있고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다.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바꾼 정주영, 이병철, 최종현, 김우중 같은 거인들도 인생의 마지막 순간만큼은 피할 수 없었다. 평생 기업을 일으키고 세계 시장을 개척했던 그들은 생의 끝자락에서 과연 무엇을 생각했을까? 자신이 일군 거대한 기업과 눈부신 성취를 떠올렸을까, 아니면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 미처 이루지 못한 꿈과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았을까?
그들의 마지막 생각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잠시 상상해 보자. 평생을 바쳐 일군 기업이 있고,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부와 명예까지 얻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수조 원의 재산도, 수많은 사람을 움직였던 권한도 남은 인생에 단 하루를 더해주지는 못한다. 만약 하루가 더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또 하나의 사업을 시작할까, 아니면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밥 한 끼를 더 나누고, 손주의 웃음소리를 한 번 더 들으며 봄날의 햇살 아래 잠시 걷고 싶을까? 그토록 치열하게 달려온 인생의 끝에서 가장 간절한 소망은 어쩌면 더 큰 성공이 아니라, 너무나 평범해서 소중한 줄 몰랐던 하루일지도 모른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긴 스물네 가지 질문은 이러한 성찰에 깊이를 더한다. 1987년 별세하기 약 한 달 전, 그는 천주교 박희봉 신부에게 신의 존재와 인간의 삶, 고통과 죽음에 관한 질문들을 전달했다. 신이 존재한다면 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지, 인간을 사랑한다면 왜 고통과 불행, 죽음이 존재하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일군 경영자가 생의 마지막 무렵 인간의 존재와 삶의 근본적인 의미에 관해 던진 절박한 질문들이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오르고 천하의 부를 손에 쥐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인생과 죽음 앞에서는 한 인간일 뿐이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돈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내일을 마음대로 살 수는 없다. 진정한 성공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는가에만 있지 않다.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을 얼마나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아왔으며, 누구와 사랑을 나누고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를 돌아보는 데에도 있다.
고대 로마 스토아 철학의 경구 중에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삶을 비관하거나 두려워하라는 뜻이 아니다. 인생이 유한하다는 한계를 기억함으로써 오늘 하루를 더욱 충실하게 살아가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역시 연설에서 죽음은 새로운 것에 자리를 내어주는 변화의 동력이라며, 자신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죽음 앞에서는 체면과 타인의 평가보다 자신이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마치 영원히 살 사람처럼 행동하지 말고, 살아 있는 동안 좋은 사람이 되라고 자신을 일깨웠다. 거대한 제국을 호령했던 황제조차 권력과 성취에 도취하기보다 자신의 유한한 삶과 품격을 끊임없이 성찰한 것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에게도 이 지혜는 깊은 울림을 준다.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는 일만큼이나, 자신이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매 순간 돌아보아야 한다. 인생의 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일 못지않게 오늘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온기를 남기는 일 역시 그 무엇보다 소중해진다.
인생이 유한함을 깨달은 경영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모든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모든 보고서를 직접 읽으며, 사소한 결정까지 하나하나 챙기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 하더라도 하루 24시간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다. 좋은 경영자일수록 무엇을 직접 해야 하고 무엇을 과감하게 위임해야 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은 단순히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에게 허락된 인생이 유한함을 알고,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자신의 시간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다.
인생에는 참으로 묘한 역설이 있다.
성공을 향해 달리는 사람은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정이 빽빽하게 이어지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나면 더 큰 난제가 기다린다. 한 가지 목표를 이루면 더 높은 목표가 등장하고, 사업이 커질수록 어깨를 짓누르는 바카라임도 무거워진다. 하루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한 달과 일 년이 빠르게 흐른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다 문득 뒤돌아보면 이룬 성과는 거대하지만, 정작 그 성과를 누릴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뚜렷한 목표나 몰입할 대상을 찾지 못한 사람에게는 하루가 너무나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떠도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의욕도 없다면, 시간은 더디고 무겁게만 흘러간다. 성공을 향해 달리는 사람에게는 인생이 너무 짧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는 인생이 너무 길게 느껴지는 역설이다.
물론 바쁘게 사는 사람이 모두 불행한 것도 아니고, 여유롭게 사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여유로운 시간을 배움과 나눔, 여행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채우는 사람도 많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바쁘게 사느냐가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경영자들이 ‘바쁨’ 자체를 유능함의 증거로 여기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하루 일정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고 수많은 직원이 자신의 결정을 기다릴 때, 리더는 자신이 조직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나 모든 일이 최고경영자만 바라보고 움직이는 조직이라면, 그것은 훌륭한 경영의 증거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경영자가 세세한 일상 업무에 매몰되어 있다면, 기업의 10년 뒤 미래를 구상할 시간은 물론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여유마저 잃기 쉽다. 바쁘게 일했다는 사실과 중요한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구분되어야 한다.
인생의 행복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흔히 “이번 일만 끝나면”, “이번 목표만 달성하면 행복해질 것”이라며 행복을 자꾸 뒤로 미룬다. 그러나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숙제가 생기고, 산 정상에 오르면 더 높은 산이 눈앞을 가린다. 그렇게 행복을 미루다 보면 사업에서는 많은 성과를 이루었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누릴 시간은 거의 다 지나가 버렸음을 뒤늦게 깨달을 수도 있다.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즈의 최고경영자였던 브라이언 다이슨은 1991년 미국 조지아공대 졸업식에서 인생을 ‘다섯 개의 공을 저글링하는 게임’에 비유했다. 일, 가족, 건강, 친구, 그리고 정신적 삶이라는 다섯 개의 공 가운데 일은 고무공과 같아서 바닥에 떨어뜨려도 다시 튀어 오른다. 그러나 나머지 네 개의 공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한 번 떨어뜨리면 흠집이 나거나 깨져, 다시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세계적인 기업을 이끌었던 경영자의 이 짧은 비유는 성공을 향해 달리는 리더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물론 기업의 실패가 언제나 쉽게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생계가 걸린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이슨의 메시지는 일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라는 뜻이 아니다. 일에서의 성취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더라도 가족과 건강, 친구와 내면의 평화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우리는 지금 손에 쥔 다섯 개의 공 가운데 무엇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가?
성공이 행복을 위한 중요한 수단일 수는 있어도 행복 그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오르고 많은 것을 이루었다 해도, 자신의 건강과 소중한 이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한다면 그 성공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행복은 모든 목표를 달성한 뒤에야 찾아오는 대가가 아니다. 오늘 하루의 일상 속에서도 발견하고 지켜내야 할 중요한 가치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라는 인물이 현대 경영자에게 깊은 교훈을 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유비는 전장을 홀로 지배하는 가장 뛰어난 장수도 아니었고, 모든 전략을 혼자 만들어낸 최고의 전략가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뜻을 함께할 사람들을 얻고 그들의 능력을 온전히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소설 속 유비에게는 도원결의를 통해 뜻을 모은 관우와 장비가 있었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성격과 능력을 지녔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유비와 뜻을 함께하며 군사적 기반을 다진 실행의 동반자였다. 그러나 유비가 거친 혼란 속에서도 큰 뜻을 도모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삼고초려 끝에 얻어낸 제갈량과의 만남이었다. 관우와 장비가 전장에서 강한 실행력을 발휘하는 장수였다면, 제갈량은 복잡한 정세를 분석하고 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해 준 전략가의 역할을 상징한다. 물론 이 이야기는 역사 기록과 문학적 상상력이 결합된 서사이지만, 사람을 얻고 함께 뜻을 이루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만드는 비유로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만약 현대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당신이 유비라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당신 곁에는 관우와 장비처럼 중요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실행의 동반자가 있는가? 그리고 리더 자신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내다보며 때로는 자신의 판단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제갈량 같은 참모가 있는가?
리더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서 가장 뛰어날 수는 없다. 특히 기술과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최고경영자가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믿는 순간 조직의 성장이 위축될 수 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고 그들을 곁에 두는 안목이야말로 리더십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과 그들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관우와 장비를 얻어놓고 전장의 세부적인 움직임까지 일일이 지시하거나, 제갈량을 모셔놓고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의 조언을 경청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뛰어난 인재도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렵다. 참모들에게 필요한 것은 리더의 생각에 무조건 찬성하는 태도가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진실을 말하고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용기와 능력이다. 리더는 이러한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업의 동료를 넘어 인생의 벗을 돌아보아야 한다. 60년 넘게 우정을 나누며 서로에게 아낌없이 조언하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장을 함께 이끈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처럼, 직바카라을 내려놓았을 때도 허물없이 마주 앉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친구가 있는가? 나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알려주면서도 인간적으로 존중해 주는 동반자가 있는가? 그런 관계는 돈이나 지위만으로 얻을 수 없다. 오랜 세월 동안 서로를 향해 쌓아 올린 신뢰 속에서만 피어난다.
혼자 모든 일을 해내려는 리더는 행복하게 멀리 가기 어렵다.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얻어 그들에게 권한을 맡기고, 함께 성장하며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리더는 더 멀리, 더 행복하게 나아갈 수 있다.
나는 경영자에게 경계해야 할 습관 가운데 하나가 “모든 일을 자기 손으로 직접 챙겨야 안심이 된다”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창업 초기에는 리더가 대부분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할 수 있다. 자본도 인력도 부족한 시절에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솔선수범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조직이 커지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뒤에도 똑같은 방식을 고집한다면 심각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직원이 수백, 수천 명으로 늘어났는데도 사소한 결재 서류 하나까지 최고경영자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면, 조직의 규모는 커졌을지언정 조직의 판단이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 리더는 만성적인 피로에 지쳐가고, 구성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지시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기 쉽다.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오히려 그 성장이 리더 자신을 쉴 수 없게 만드는 불행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전략적 똑게’라는 지혜를 제안하고 싶다.
흔히 ‘똑똑하고 게으른 리더’로 불리는 이 '똑게' 개념은 결코 바카라임을 회피하는 나태함을 뜻하지 않는다. 무엇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인지 꿰뚫어 보는 지혜(똑똑함)와, 믿을 수 있는 인재에게 과감히 일을 맡기고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용기(전략적 게으름)를 뜻한다. 사소한 일상 업무에 에너지를 분산하는 대신, 가장 본질적인 결정과 방향 설정에 자신의 시간을 집중하는 경영 방식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훌륭한 지도자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큰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구성원들이 “우리가 스스로 해냈다(我自然)”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다스림의 경지라는 것이다. 나는 이 오래된 지혜가 현대 기업 경영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성과를 최고경영자 한 사람의 비범함으로 칭송하는 조직보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노력해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조직이 훨씬 더 강하고 튼튼하다. 리더가 모든 일을 손수 챙겨야 유능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을 믿고 권한을 넘겨 그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성공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전략적 똑게’가 지향하는 성숙한 경영의 모습이다.
훌륭한 경영자는 노련한 운전자와 비슷하다. 운전이 서툰 사람은 운전대를 지나치게 꽉 쥐고 눈앞의 상황 하나하나에 온몸을 긴장시킨다. 그러나 숙련된 운전자는 도로의 전체적인 흐름을 읽고 전방의 위험을 예측하며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판단한다. 나아가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는 자신이 모든 자동차의 운전대를 직접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목적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뛰어난 운전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문화와 기준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진짜 현명한 리더는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본다.
리더가 하루 자리를 비웠다는 이유로 일상적인 업무가 마비되고 구성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시스템보다 리더 개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최고경영자가 자리를 비워도 각 분야의 바카라임자들이 필요한 판단을 내리고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그것은 리더십의 부재가 아니라 조직의 자율성과 실행력이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위임을 통해 확보한 시간은 어디에 써야 할까?
첫째는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새로운 산업과 기술의 흐름을 공부하고,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다음 세대를 이끌 인재를 발굴하고, 10년 뒤 먹거리를 고민하는 데 써야 한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한 걸음 물러나 높은 언덕에 올라서야만 숲 전체의 모습과 세상의 흐름도 정확히 읽을 수 있다.
둘째는 바로 자기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일이다. 가족과 마주 앉아 따뜻한 식사를 하고, 오랜 친구를 만나며, 건강을 돌보고, 가슴 설레는 바카라을 읽으며 배움을 이어가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때로는 일과 무관하게 여행을 떠나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최고경영자로 일하던 시절, 일 년에 두 차례씩 일주일가량 외딴곳에 머물며 바카라과 기술 보고서를 읽고 미래를 깊이 생각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가졌다. 눈앞의 업무에서 벗어나 더 멀리 내다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비워둔 것이다. 이러한 여백은 무바카라임한 방종이 아니다. 복잡한 경영 환경 속에서 리더의 통찰력과 판단력을 가다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지나치게 희생한다면, 그 성취 뒤에 남는 삶은 허전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직접 하려는 조급한 부지런함보다, 무엇을 하지 않고 맡길 것인가를 가려내는 지혜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리더가 한 걸음 물러서야 인재들이 도약할 공간이 열린다. 비워야 채워지고, 맡겨야 비로소 성장한다. 그래야 조직도 성장하고, 리더 자신의 인생도 더욱 여유롭고 행복해진다.
삶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느껴질 때면,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음에 평안을 주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사람은 저 푸른 하늘에서 지구별로 여행을 떠나올 때, 자신이 살아가고 싶은 인생의 시나리오를 스스로 쓰고 서명한 뒤 태어난다는 상상이다. 어떤 부모를 만나고, 어떤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으며, 어떤 기쁨과 시련을 겪을지 자신이 직접 대본을 작성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참으로 오묘하게도, 지구별에 도착하는 순간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모두 잊어버린 채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아침 “오늘 내 인생이라는 무대에는 어떤 흥미진진한 장면이 펼쳐질까?” 기대하고 궁금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설화 같은 상상이다.
물론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야기는 아니다. 인생의 불확실성과 의미를 생각해 보기 위한 하나의 철학적 상상이다. 그러나 나는 이 비유가 삶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돌아보게 하고, 어려운 순간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지금 내 곁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와 참모들을 가만히 바라보라. 그들은 단순히 이해관계로 만난 사람들이 아니다. 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함께 삶을 채워가는 귀한 인연들이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 서로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이 거친 인생의 여정을 함께 걷고 있는 든든한 동반자들이다.
만약 지금 성공의 길을 걷고 있다면, 그 성취를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누리면 된다. 반대로 예상치 못한 시련과 어려움에 직면했다면,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면 된다.
만약 태어날 때부터 인생의 모든 앞날을 알고 있다면, 그 삶이 과연 신비롭고 행복하겠는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은 곧, 내 삶의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 성공할지, 언제 실패할지, 언제 생의 마지막 순간이 찾아올지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매일 아침 겸손한 마음으로 호기심을 품고 오늘이라는 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장자는 『장자』의 첫 편인 「소요유(逍遙遊)」에서 세속의 조건과 좁은 시야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의 경지를 이야기한다. 나는 이 철학을 떠올릴 때마다 사람이 얼마나 쉽게 자신의 직바카라과 슬롯적 지위,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히는지 돌아보게 된다. 기업의 회장이나 대표이사라는 타이틀 역시 인생의 특정한 계절에 맡은 중요한 배역일 뿐, 한 인간의 존재 전체를 규정하지는 못한다. 경영자로서 주어진 바카라임에는 온 힘을 다하되, 그 자리에서 물러선 뒤에도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새로운 길을 유유히 걸어갈 수 있는 영혼의 자유를 잃지 않아야 한다. 진정한 성공은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만이 아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지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있다.
뒤돌아보면 나의 60년 세월도 참으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은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과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기쁨과 보람으로 채우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젊은 시절에는 무엇을 얻고 얼마나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한다.
좋은 기업에 입사하고, 능력을 인정받으며,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어 한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라면 사업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 더 큰 성취를 이루기를 소망한다. 이러한 열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기업의 성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슬롯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토대다.
그러나 인생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성공을 바라보는 질문의 결은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했는가’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는가’로, ‘얼마나 높은 자리에 올랐는가’에서 ‘누구에게 어떤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는가’로 시선을 넓혀야 한다.
나는 삼성에서 30년을 일하고, 그중 20년 동안 1,000명이 넘는 글로벌 인재들의 성장을 현장에서 직접 지원하며 사람에게 투자하는 일이 지닌 소중한 가치를 배웠다. 처음 장학생들을 만났을 때는 뛰어난 학업 성적과 화려한 수상 경력에 감탄하곤 했다.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첨단 분야를 탐구하는 젊은 인재들을 보며 세상에 참으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내 시선은 화려한 성공의 결과물보다, 그들이 묵묵히 버텨온 성장의 과정으로 옮겨갔다. 한 사람의 재능이 온전히 꽃피기까지 얼마나 많은 배움과 응원이 필요한지,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주는 일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재를 키우는 일은 단기간에 숫자로 확인하기 어렵다. 공장을 짓고 신제품을 내놓으면 분기별 매출과 생산량으로 즉각 증명할 수 있지만, 한 사람에게 제공한 배움의 기회가 10년 뒤, 20년 뒤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이는 훌륭한 연구자가 되고, 어떤 이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창업가가 되며, 또 어떤 이는 슬롯의 단단한 주춧돌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들 각자가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경영자 역시 이와 같은 눈으로 인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나보다 뛰어난 인재가 등장하는 것을 진심으로 반기고, 그들이 더 큰 바카라임을 맡아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자신이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는 조직보다, 뛰어난 인재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남기는 것이 훨씬 소중한 유산이다. 최고경영자가 자리를 떠난 뒤에도 조직이 흔들리지 않고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경영이 남긴 값진 결실이다.
세월이 흐르면 웅장한 사옥도 언젠가는 낡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에 새겨진 성장과 배움의 기억, 그리고 다음 세대를 향해 열어준 새로운 길은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다.
경영의 마지막 질문은 결코 “얼마나 많이 소유했는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는 어떤 인재를 키웠는가? 어떤 문화를 남겼는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었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경영자로서 성공하는 동안, 한 인간으로서도 행복하게 살아왔는가?”
기업에는 명확한 경영계획이 있고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가 있다. 매출, 영업이익, 시장점유율, 기술 경쟁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목표에 미달하면 새로운 대바카라을 마련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는 얼마나 자주 그렇게 진지하게 질문하고 점검하는가? 인생의 가치와 행복, 신뢰와 우정, 삶의 보람은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그것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한 인간의 삶 전체에서는 그 무엇보다 소중할 수 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무실 바카라상 앞에 홀로 앉은 시간, 바카라상 위 내 뒷모습 사진을 바라보며 조용히 던져야 할 다섯 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 나에게 허락된 시간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가?
인생의 시간이 유한함을 알면서도 작은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다른 사람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매달리느라 정작 나만이 할 수 있는 본질적인 판단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앞만 보며 질주하느라 내 몸의 건강과 가족,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가?
둘째, 내 곁에는 관우와 장비, 그리고 제갈량이 있는가?
중요한 권한을 맡겨도 온전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영의 동반자가 있는가? 나보다 뛰어난 인재의 전문성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있는가?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솔직하게 말해줄 참모를 곁에 두고 있는가? 그리고 이해관계를 떠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있는가?
셋째, 나는 현명한 전략적 똑게가 되어가고 있는가?
열심히 일하는 것과 올바른 방향으로 일하는 것을 구분하고 있는가? 모든 것을 직접 챙기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람을 믿고 위임하고 있는가? 조직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확보한 시간을 기업의 미래와 내 인생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가?
넷째, 나는 성공을 향해 달리면서 오늘의 행복도 누리고 있는가?
더 큰 목표를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오늘의 행복을 계속 뒤로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가족과 식사하고 친구와 우정을 나누며, 새로운 배움에 가슴 설레는 시간을 갖고 있는가? 일의 성취와 함께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균형 있게 지켜내고 있는가?
다섯째, 나는 인생의 마지막 무대에서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높은 자리에 올랐다는 기록만 남길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길을 열어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키워낸 인재들은 다음 세상을 향해 어떤 꿈을 펼치고 있는가?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 줄 것인가?
인생은 짧다. 모든 일을 혼자 짊어지며 눈앞의 성공만 좇기에는 너무 짧다. 그렇다고 아무런 꿈도 없이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
자신이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되,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는 말자. 뛰어난 사람을 구해서 믿고 맡겨라. 리더 자신은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중요한 순간에 바카라임 있게 결단하라. 그리고 그렇게 확보한 소중한 시간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신의 인생도 행복하게 누려야 한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잃어서는 안 된다. 더 큰 성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뒤로 미루지 말라.
사람을 얻어 믿고 맡기며,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고, 자신의 인생도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략적 똑게’의 지혜이며, 성공을 넘어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가는 리더의 길이다.
바카라 제목 :『정의선의 도전 리더십과 성공 전략』
대한민국 3세대 경영자 시리즈 제1권
서문. 승계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라
1장. 왜, 지금 정의선인가?
2장. 현대차를 만든 두 거인, 정주영과 정몽구
에피소드 1. 뚝심에서 혁신으로
(중략)
4장. 기아에서 시작된 정의선의 첫 번째 승부
에피소드 2. “그럼, 해보죠”
(중략)
9장. 왜 정의선은 로봇에 베팅했는가?
10장. 정의선의 다음 승부수, Physical AI
에피소드 7. 정의선의 글로벌 AI 동맹
(중략)
14장. 정의선의 경영 철학
15장. 사람을 얻는 정의선의 인사 철학
에피소드 11.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정의선
(중략)
19장. 정의선의 3대 도전 과제와 돌파 전략
20장. 현대차여, 창도전진(創道前進)하라
21장. 정의선에게 배우는 10가지 성공 전략
22장. 리더의 고독, 그리고 인생
성공전략 01. 초심을 기억하라
성공전략 05. 최고의 사람을 데려와 맡겨라
(중략)
성공전략 10.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라
정의선 회장님께 드리는 감사의 말씀
저자소개
김용년 (Kim Yongnyeon)
삼성에서 30년간 기업 경영과 글로벌 인재 육성의 현장을 경험한 경영 저술가이자 작가. 삼성물산에서 인사, 전략, 해외 사업을 담당했고, 삼성장학회에서 20년간 글로벌 장학사업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일하며 하버드, MIT, 스탠퍼드, 옥스퍼드 등 세계 유수 대학의 우수 인재 1,000명 이상의 선발과 성장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공학·자연과학 분야 연구 논문을 읽고 석·박사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사람의 역량과 첨단 기술이 결합해 혁신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기술 자체를 해설하기보다, 리더가 어떤 인재를 선택하고 어떤 조직을 만들며 어떤 미래에 자원을 배분하는지를 경영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국내외에서 20권의 바카라을 출간하며 저술 활동을 이어왔다. 대표작으로 『성장을 위한 마음 편지』, 『노력형 천재들의 공부법』이 있으며 아마존(Amazon)을 통해 영문 도서를 출간했다. 현재 동서양 고전의 지혜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요 기업들의 변화와 도전을 독립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조명하는 『대한민국 3세대 경영자 시리즈』를 기획해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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