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때문에 화가 날 때 기억해야 할 아홉 가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사람 때문에 화가 날 때마다 기억해야 할 아홉 가지를 이야기했다.
그는 이 가르침을 무사(Mousai)들에게 받은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말하는 무사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무사(武士)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홉 명의 여신으로, 예술과 학문에 영감을 주는 존재다. 영어 단어 뮤즈(Muse)의 어원이기도 하다.
아우렐리우스가 전하는 아홉 가지 가르침을 살펴보자.
1. 인간은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태어났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잘못을 발견했을 때, 먼저 내가 그 사람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생각해 보라.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2.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라
그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
사람의 행동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믿음이 담겨 있다.
눈앞에 드러난 행동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기 전에, 그 행동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해 보라.
3. 그가 옳다면 불평하지 말고, 잘못했다면 이해하라
상대가 옳게 행동했다면 불평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그 이면에 무지나 잘못된 판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라.
이해한다는 것이 잘못을 용납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모든 잘못에 분노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4. 나 역시 잘못을 저지른다
지금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나 역시 언제든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바라볼 때 나 자신만은 예외라고 생각하지 마라.
타인의 결점을 발견하는 일보다 어려운 것은 내 안의 결점을 인정하는 일이다.
5. 그 사람이 정말 잘못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너무 쉽게 판단한다.
하지만 그 행동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목적과 사정이 있을 수 있다.
내가 본 것이 전부라고 믿는 순간, 판단은 편견이 되기 쉽다.
그러니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보다 먼저 더 많이 알아보라.
6. 인간의 삶은 한순간이다
누군가 때문에 화가 나거나 괴로울 때 기억하라.
그 사람의 삶도, 나의 삶도 영원하지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모두는 죽음 앞에 놓인다.
그렇다면 언젠가 끝날 이 짧은 인생을 분노와 원망으로 채울 필요가 있을까.
7. 나를 괴롭히는 것은 그의 행동만이 아니다
누군가의 행동이 나를 괴롭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고통의 크기는 달라진다.
상대의 행동을 바꿀 수는 없어도, 그 행동에 대한 나의 판단은 돌아볼 수 있다.
내가 내린 해석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8. 고통에 고통을 더하지 마라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지나간 일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분노하고, 후회하고, 괴로워한다.
사건은 한 번 일어났지만, 마음속에서는 몇 번이고 되풀이된다.
일어난 일에 감정으로 또 다른 고통을 더하지 마라.
9. 선한 마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진정으로 선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타인의 무례함 앞에서도 자신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
상대가 나를 해치려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온화하게 타이르고, 더 나은 길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상대를 비웃거나 가르치려 들거나,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진심으로 선한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아홉 가지 가르침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사람을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사람 때문에 내 마음을 잃지 않는 것.
타인을 쉽게 판단하지 않고, 내 안의 잘못도 돌아보며, 인생이 짧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누군가의 무례함에 똑같은 무례함으로 대응하지 않고, 타인의 악의 앞에서도 내가 지켜야 할 선함을 잃지 않는 것.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화가 나고, 억울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을 이해하거나 용서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사람 때문에 내 삶 전체가 흔들리도록 내버려 두지는 말아야 한다.
타인의 행동은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그 행동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될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아우렐리우스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인간답게 살아가는 지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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