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움직이는 것은 부모의 말이 아니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하는 부모의 마음에는 대개 사랑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앞서다 보면 부모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아이에게 공부를 권하고, 때로는 강요하기도 합니다.
한 방송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광민 박사가 자신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부모님은 자신을 열심히 공부시켰다고 합니다.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고, 결국 4년제 대학 입시에서도 모두 고배를 마셨습니다.
부모님은 그제야 포기했다고 합니다.
“첫째는 안 되겠다.”
그리고 둘째에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부모의 간섭과 기대에서 벗어나자 오히려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재수를 거쳐 의과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이광민 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이를 위하는 부모의 마음이 언제나 아이를 움직이는 힘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공부가 아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일이 되는 순간, 공부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이 됩니다.
부모에게는 사랑의 표현이지만, 아이에게는 간섭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를 더 많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뿐만이 아닙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옆에서 끊임없이 말합니다.
“이거 해.”
“저것도 해야지.”
“왜 아직 안 해?”
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누군가 계속 재촉하면 오히려 마음이 멀어질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스스로 마음이 움직이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내곤 합니다.
같은 일이라도 누군가의 지시로 할 때와 스스로 원해서 할 때는 전혀 다른 경험이 됩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얼마나 많은 말을 듣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대신 결정해 주기보다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는 것.
어쩌면 아이를 키우는 일뿐 아니라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일에도 필요한 태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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