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지 않은 나만의 표현
내 글이 '날것'이라는 것은 메일링 서비스를 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메일링 서비스로 보내는 글의 장르는 '에세이'였다. 댓글이 달리곤 했는데, 그중에는 이런 댓글도 있었다.
[다슬 님만의 날것의 표현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에세이가 더 읽기 흥미로운 것 같아요.]
나는 '날것'이라는 표현에 생각이 잠겼다. 과연 무슨 의미일까? 생선처럼 싱싱하다는 걸까? 아니면 날카롭다는 걸까? 궁금한 마음에 댓글을 남겨주신 분께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날것'이라는 표현이 이해되지 않아 여쭤보았다. 그러자 신선한 답변이 돌아왔다.
[다슬 님, 제가 말하는 날것이라는 표현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신선한 표현들이 글에 담겨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글이 항상 기대가 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처음에는 '날것'이라는 표현이 다듬어지지 않은 작품이라는 뜻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나만의 스타일'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다듬어지지 않은 내 글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내 스타일인가 보다. 물론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날것의 글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내가 아직 너무나 부족한 것 같아서 걱정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내 온라인카지노북에 실린 소설《달걀 한 판 로맨스》를 읽고 개인적으로 코멘트를 남겨주신 분이 있었다.
[저는 문예창작과를 나와서 소설을 쓰고 있는데, 소설에서 굉장히 날것의 느낌이 나서 실제 에세이 같고 재미있어요. 날것의 글을 쓰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말이죠.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이런 극찬을 듣기도 했다. 국문학과를 나오신 분이 내 글의 날것을 칭찬해 주시다니, 몸 둘 바를 몰랐다.
내 글의 날 것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꽤 많았다.
이유를 물어보면, 글을 너무 꾸며 내거나 과장하지 않고 솔직 담백하게 쓰는 것이 오히려 어렵다고 말씀해 주셨다. 사실 나는 글을 다이어리 꾸미듯 화려하게 꾸며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 글이 어설프더라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날것'은 나의 스타일이자, '다슬'이라는 구린 예술가만의 독특한 문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