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수필가

단 한 편의 값진 수필을 남기고 싶어라.

by최만섭


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수필가


매일 새벽에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신을 향해 간절히 절을 올린다.

불면의 밤을 견디며

누렇게 바래버린 마음 한 덩이를

잿빛 구름 위에 살며시 올려놓고

끝없이 펼쳐진 하늘 너머로 띄워 보낸다.


저 하늘 끝 신의 나라에 안착하는

나를 가만히 상상해 보는 시간.

세상의 바람과 이름 모를 사람들의 숨결과 기운이

내 안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가슴속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붉은 전등 하나 빛나는 내 가슴 아래 작은 집에 머무는

가련한 여인의 슬픈 이별 이야기들을

다 듣고 나서야 비로소 글을 시작할 수 있는

나는 영원한 아마추어 글쟁이다.


내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을 쓰리라 다짐한다.

막스 뮐러가 생애 단 한 편의 자전적 명작

《독일인의 사랑》을 남겼듯,

나 또한 세상에서 가장 정직하게 나를 묘사한

단 한 편의 값진 수필을 남기고 싶어라.


매일 양손으로 내 마음을 붙잡아

신의 궁전으로 띄워 보낼 수만 있다면

그 마음이 이 땅과 저 하늘을 잇는

가장 순수한 가교가 되리라는 희망을 안고.


오늘도 나는

간절한 새벽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행복한 수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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