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전에 자료를 점검하는 법

화면마다 "이건 왜 넣었지?"를 한 번씩 물어봅니다

by김도경 dkkim

저는 발표 자료는 한 장이라도 더 넣어야 잘 준비한 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리허설에서 받은 질문 하나로 알게 됐는데요. 혹시 예전의 저처럼 발표를 앞두고 자료부터 늘리고 계신 분이 있을까 싶어 그날의 기록을 꺼내어 공유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료를 늘리기보다 한 장씩 "이건 왜 넣었지?"를 물으면 발표 자료의 완성도가 훨씬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1.

예전에 저는 온라인 게임인 대상 코딩 교육 과정을 운영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회사를 옮겨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새 기수가 시작하는 첫날 안내를 맡아, 선배 앞에서 미리 리허설을 했습니다. 끝나고 선배가 물었습니다. "그만두는 경우를 다룬 화면 세 장은 왜 넣었어요?" 지난 기수 자료에 있어서 그대로 가져온 화면이었거든요.

넣은 이유를 따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들어 보니 선배 말이 맞았습니다. 첫날부터 그만두는 방법을 길게 보여 주면, 듣는 사람은 그만두는 쪽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 세 장은 누가 물어볼 때 안내하면 되는 내용이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뺐습니다.


지난 자료를 그대로 쓰다 보면 따져 보지 않게 됩니다. 제가 한 가지 확실하게 느낀 점이 있다고 한다면, 관성적으로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적어도 발표를 하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발표 장표는 본인이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만든 장표여야 현장에서 피칭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제일 경계해야 하는 것이 "예전에도 그렇게 했으니까" 이것인 것 같습니다. 다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예전부터 그래 왔으니까 그냥 한다는 건 아예 없는 옵션이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발표에 욕심이 있다고 한다면요.


2.

그 뒤로 발표 전에는 두 가지를 점검합니다. 1) 화면마다 "이 장은 ○○를 알려 주려고 넣었다"를 한 줄로 적고, 한 줄이 안 나오면 뺍니다. 2) 지난 자료에서 가져온 화면은 따로 표시해 두고, 지금 듣는 사람에게도 필요한지 다시 봅니다. 심플합니다. 각 장표마다 의도가 있다면, 제가 정보를 전달할 때도 청자에게 분명히 잘 전달될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분명히 납득했는지는 듣는 사람들도 다 느끼고 알거든요.


혹시 다음 발표를 앞두고 계시다면 이렇게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1) 다음 발표 자료를 열고, 화면마다 넣은 이유를 한 줄씩 적어 보세요. 2) 이유가 안 나오는 화면은 빼거나, 질문이 나오면 보여 줄 뒷장으로 옮기세요. 3) 리허설을 봐 줄 분께 "이건 왜 넣었어요?"를 편하게 물어 달라고 부탁해 두세요.

자료는 많을수록 좋은 줄 알았는데, 이유가 분명한 몇 장이 훨씬 잘 전달되더라고요.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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