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참아야 하나요?

나는 종종 하고싶은 말을 꿀꺽 삼켜버린다.

by이문희


1670077141630.jpg누가 청소하는 아줌마 사진을 이렇게 멋지게 찍어놨냐 이 멋장이가 나다!



매일 운동하고 건강한 식단으로 일상을 채워가는 내가 특별히 외출을 거부하고 '휴식'에만 집중하는 기간이 있다.


배란기 부터 생리가 끝나는 기간.

약 10일~14일 쯤.



호르몬 변화로 인한 통증과 극심한 피로감, 감정 기복 등으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온전한 즐거움을 얻을 수 없고, 주변에 날카로운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해결바카라 이다.


이런 내게 누군가 '조언'을 건냈다.



"그런데 우리는 어른 이잖아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만남을 회피하는 것 보단..."

"그런 상황에서도 참는것이 어른 아닐까요.?"

"짜증이 나도, 참는 노력을 하다보면 참아져요."



그 자리에서 나는 순식간에 참을성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사실, 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현재 이러한 상태여서 저 방법이 지금으로써는 힘들고..."

"어쩌고, 저쩌고..."



의견은 고맙지만, 그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친절하게 알려주면 상대는 왜 그 방법을 실행할 수 없는지 구체적으로 묻는다. 이야기 하다보면 결국 오픈하지 말아야 했던 깊은 속내를 쫓기는 듯한 마음으로 털어놓고도 대화가 끝날 때쯤엔 상대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집불통인 내가 남게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에 굳이 오픈하지 않아도 되는 치열하게 지켜낸 내 일상과 진심들이 제 값은 커녕 헐 값에 폐기되는 상황에 씁쓸함만 남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듣는다.”
—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은 소음일 뿐 이다.


- 왜 말을 저런식으로 하지?

- 내가 무엇을 견디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방구석에서 상대의 마음을 곱씹어봐도 그 사람 속을 알 수 없었다.

질문의 방향과 대상을 바꿔야 했다.



- 나는 왜 이렇게까지 이해받고 싶어하는 걸까?

- 지금 내 앞에 상대에게 이해받는 것이 내 인생에서 중요한 일 인가?

- 내 앞에 상대는 나를 인정해 줄 특별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삼성/애플 등 큰 기업의 고객의 불만에 관한 핵심 대응이 있다.




"고객의 감정에 공감하되,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일관되게 처리를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고, 이해를 시킬 수 없다.


문득 되돌아 보니 지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깊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끝까지 응원하며 남아있을 뿐 이다.


"문희 네가 그렇게 판단했을 땐 다 이유가 있었겠지."

"무조건 네가 옳아."



지금은 누군가 내게 조언을 건내거나, 다소 지나치고 깊은 질문세례에 딱 한마디만 한다.


"네, 이 방법은 제 규칙(기준)입니다."



내 마음이 흙탕물일 땐 반드시 혼자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가라앉을 수 있도록 나는 나를 기다려야 한다.

누군가에게 떠 넘기지 않는다.

오롯이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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