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시마#프롤로그
주말을 통째로 비워서 여행 준비를 했다.
저번 여행 때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던 점이 아쉬워 이번에는 보완해 볼 셈이었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를 탐독했다.
한참 동안 글과 영상과 사진을 들여다보며 정보를 흡수했다.
도쿠시마에는 어떤 관광지가 있으며, 어떤 음식이 유명하고, 어디에서 쇼핑하면 좋은지 대략적인 그림은 그려졌다.
작은 두근거림으로 시작한 여행 준비였건만, 갑작스레 피로가 찾아왔다.
콘텐츠를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정보를 얻는 수준을 넘어 이미 여행을 갔다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미 여행을 갔다 온 거라면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젊을 때 고생은 돈 주고 하는 거라더니.
집을 떠나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 내게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예상되는 고생길에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막상 떠나면 누구보다 즐길 걸 알기 때문에 불안감과 귀찮음은 잠시 넣어두기로 했다.
머리만 대면 잠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갈한 마음으로 누워 있으면 금방 잠에 들곤 했다.
그러나 며칠간은 달랐다.
아무리 잠을 청해보아도 꿈속에 진입할 수 없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머릿속은 끊임없이 다음 일을 생각했다.
출국 전에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서였다.
빠뜨린 건 없는지, 무엇을 할지, 무엇을 살지, 이동 시간은 잘 체크했는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게 편도체가 활성화된 느낌일까.
불면증인 사람들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을 이완해야 잠에 들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잠을 청하는 일 말고는 달리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는 사이, 여행 날짜는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