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주니까 상식인 줄 아는 당신들에게 부치는 글
무례한 인간들 사이에선 갱년기도 투사가 된다.
참아주니까 상식인 줄 아는 당신들에게
부치는 글
나이가 들면 세상만사에 너그러워지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길 줄 알았다. 반백 년 넘게 살았으니 웬만한 인간 군상의 모습에는 허허 웃으며 도인의
풍모를 풍길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제대로 착각이었다.
갱년기라는 불청객과 함께 찾아온 것은
깊은 혜안이 아니라 일상 곳곳에
지뢰처럼 깔린 무례함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였다.
지금 당장 편도 항공권을 끊고 어디론가
사라지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비행기 표보다 더 시급한 것은 매일
마주하게 되는 상식 이하의 인간들을 더는 눈감아주기 힘들다는 내 안의 솔직한 토로를 여기에 기록하려 한다.
오히려 무례하고 몰상식한 인간들이 더
나를 화나게 하고 답답하게 만드니
참 기가 찰 노릇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사에 조금은 무덤덤해질 줄 알았건만 현실은 정반대다.
내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 갱년기가 찾아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독한
피로감이 밀려왔고
더 이상 어떤 몰상식들을 눈감아주고
봐줄 만한 에너지는 전혀 남지 않았다.
사소한 일상부터 숨이 턱 막힌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부터
인류애는 바삭하게 조각난다.
사방이 벽으로 막힌 좁은 곳에서
스마트폰을 붙들고 뻔뻔하게 통화하는 사람. 온갖 사생활을 중계하듯 통화하는
이웃을 마주할 때가 그렇다.
예전엔 그냥 그러녀니 했다.
아니 금방 내리니까. 하고.
이제는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건가?
귀를 막거나 노이즈 캔슬링 되는
이어폰이라도 들으면 된다 여겼지만.
내가 사는 공간에서 내가 왜 그래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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