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시린 노래를 멈추고 - 슬픔을 묻고 다시 일어서는

by박순동

[제10화]

가슴 시린 노래를 멈추고 - 슬픔을 묻고 다시 일어서는 밤

박순동


봄밤에 느끼는 그리움은 때로 가슴 시린 노래가 되어 입가에 맴돕니다. 하지만 일요일 밤, 이 깊고 고요한 평화의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그 노래를 멈추기로 합니다. 슬픔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슬픔을 품고도 다시 걸어갈 수 있는 단단한 근육이 우리 마음속에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봄밤의 온도를 빌려 무수한 번뇌와 마주해 왔습니다. 서로를 비스듬히 바라보며 오해의 결을 읽어냈고, 연민이라는 등불을 켜서 서로의 결핍을 비추어 보기도 했습니다. 사랑은 진정 달콤함만이 아닌 번뇌의 시작이었으나, 그 번뇌의 터널을 통과한 뒤에 마주하는 안도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집니다.


이제 가슴 시린 노래를 멈추고, 밤의 정적 속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기척에 귀를 기울입니다. 산행 끝에 만난 흙냄새가 우리를 단단하게 지탱하듯, 우리가 흘린 눈물과 번뇌의 시간들도 이제는 우리를 지탱하는 비옥한 거름이 되었습니다.


슬픔을 억지로 지우려 애쓰지 마십시오. 다만 그 슬픔 위에 봄밤의 다정한 공기를 덮어주고, 이제는 아물 준비를 마친 상처들을 가만히 토닥여줄 시간입니다. 가슴 시린 노래가 멈춘 자리에는, 이제 나 자신과 타인을 향한 지극한 연민의 숨소리가 채워질 것입니다.


오늘 밤, 당신의 마음을 괴롭히던 마지막 그리움까지 봄밤의 깊은 품에 안겨주십시오. 내일도 쉰다는 이 넉넉한 안도감 속에서 우리는 슬픔보다 강한 위로를, 절망보다 견고한 희망을 배웁니다. 노래는 멈추었으나, 당신의 삶이라는 아름다운 문장은 이제 막 새로운 문단을 시작하려 합니다.


어둠이 가장 깊은 곳에서 비로소 빛나는 것은 별빛이 아니라,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당신의 정직한 눈망울입니다.


2026년 봄밤,

박순동 쓰고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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