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뜸의 봄밤 : 꽃향기에 실려 온 기분 좋은 소란

by박순동

제2화

들뜸의 봄밤 : 꽃향기에 실려 온 기분 좋은 소란

박순동


창을 열면 불어오는 바람은 더 이상 날카롭지 않습니다.

어딘가 몽환적이고 자유로운 그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이 밤의 들뜸은 그저 들떠서 떠도는 가벼운 부유함이 아니라, 내 안의 생명력이 기지개를 켜며 내는 기분 좋은 소란입니다.


이 밤, 우리는 비로소 '슬롯적인 가면'을 벗어던지고 온전한 자신과 마주합니다. 낮 동안 나를 지탱하던 이름표와 의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나면, 마음 깊은 곳에서 정직한 떨림이 시작됩니다. 그 떨림은 내가 아직 무언가에 설렐 수 있음을, 그리고 여전히 꿈꿀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사랑이 번뇌의 시작이라 하지만, 이 들뜬 밤의 공기 속에서는 그 번뇌마저 찬란한 풍경이 됩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혹은 나 자신을 찾아 헤매는 마음이 봄밤의 안개와

섞여 몽환적인 길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그 길 위에서

비로소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웁니다.


고즈넉한 봄밤,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이 들뜸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가면을 벗은 민얼굴 위로 쏟아지는 봄바람은 당신의 상처를 아프게 찌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살이 돋아나도록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손길입니다.


자유로운 바람의 결을 따라 당신의 마음이 가닿는 곳, 그곳에서 비로소 당신은 가장 당신다운 모습으로 피어날 준비를

마칠 것입니다.


2026년 봄밤,

박순동 쓰고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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