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공사를 2주나 미루던 업체는 또 하루 앞두고 일방적으로 계약이 틀어졌다.
처음에는 그냥 업체 하나를 다시 구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미 공사 날짜를 기준으로 모든 일정을 잡아둔 상태였다.
공사가 끝나면 청소를 하고,
청소가 끝나면 장비를 들이고,
장비가 들어오면 세팅을 하고,
그다음에는 오픈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나씩 따로 잡은 일정이 아니라 전부 연결된 일정이었다.
그래서 공사 하루가 사라지자 뒤에 있던 일정도 같이 밀리기 시작했다.
청소 일정을 다시 확인하고, 장비 입고 일정을 조정하고, 새로 공사해 줄 업체를 찾아야 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보는 것도 처음부터 다시였다.
전화를 돌리고, 현장을 보여주고, 견적을 받고, 가능한 날짜를 물었다.
이미 한 번 계약이 틀어진 뒤라 이번에는 가격이 중요한데 아니었다.
정말 약속한 날짜에 와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예상했던 변수는 많았다.
돈이 부족할 수도 있고,
제품이 생각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주문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사 전날 업체가 사라지는 경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공간을 만드는 일에서 중요한 건 예쁜 인테리어만이 아니었다.
일정을 지켜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업의 일부였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건 계획대로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계획이 틀어졌을 때
다음 방법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에 더 가까웠다.
결국 다시 업체를 찾았다.
꼬인 일정도 하나씩 다시 맞췄다.
원래 계획표에는 없던 일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이것도 오픈 준비의 일부였다.
공간 하나를 만드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그중 한 사람의 약속이 무너지면
내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배운 첫 번째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