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두 물이 만나는 남이포 앞에
바위 하나 우뚝 서 있습니다
칼 한 번 휘둘러 길을 내시던 날
님은 어디로 가셨습니까
못 속에 두 마리 용이 일어나
고을이 밤마다 떨던 그때에
말 한 필 달려오신 젊은 장수
이 땅을 구하러 오셨다지요
산맥을 베어 물길 돌리시던 칼
마지막 한 번의 칼자국 남아
선바위 허리에 새겨졌으니
천 년을 가도 아물지 않는 흔적입니다
하늘로 솟구쳐 큰 웃음 웃으며
절벽에 얼굴을 새기시던 님
고을 사람들 눈물로 보았건만
그 웃음이 마지막인 줄 몰랐습니다
나라 위해 칼을 들었던 몸이
역모라는 누명을 쓰고 스러졌다니
꽃 같은 젊은 나이에
어찌 이리 억울히 가셨습니까
차라리 이 바위였더라면
님 곁에 말없이 서 있다가
비바람 다 맞아 가면서
그 얼굴 천 년을 지켰을 것을
반변천 맑은 물 굽이도는데
님이 새기신 얼굴 위로 달이 뜨면
잊자 잊자 하던 이름 하나가
물소리에 섞여 또 흘러옵니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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