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노량 앞바다 물살은 거센데
님 가신 새벽은 어디쯤입니까
싸움이 한창이니 말하지 말라시던
한마디가 파도에 우옵니다
일곱 해 싸움의 마지막 밤에
불붙은 배들이 바다를 덮어도
님은 북을 치며 서 계셨다지요
돌아갈 길은 끝내 생각 않으시고
날아온 총알 한 자락에
큰 별이 바다로 떨어지던 밤
곁에 섰던 아들과 조카는
울음도 입 안으로 삼켰다지요
님이 마지막 눈을 감으신 포구
관음포 물빛은 오늘도 푸른데
못 다 이룬 일이 그리도 많아서
어찌 눈을 편히 감으셨습니까
이락사 돌계단에 앉아 있으면
파도 소리가 곡소리 같아서
잊자 잊자 하던 눈물이
또 한 번 가슴을 적십니다
남해 바다는 말이 없어도
그날의 불빛을 다 기억하고
물결 하나 칠 때마다
님의 이름을 되뇌는 듯합니다
차라리 파도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님 계신 뱃전에 부딪쳐 부서지며
한 번이라도 곁에 닿았을 것을
이 몸은 뭍에서 울기만 합니다
오백 해가 가도 못 잊을 바다
별이 진 자리에 달이 떠오르면
노량의 물결은 밤새 울다가
나도 따라 새벽을 맞습니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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