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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위의 발자국

by은파랑

마음 심(心).
가운데가 움푹한 그릇 하나에
점 셋이 담긴 모양

옛사람은 가슴 한복판
뛰는 곳을 마음이라 불렀다.

길 도(道).
생각이 발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는 모양

그러니 걷는다는 것은
발만 옮기는 일이 아니었다.
마음이 가리키는 쪽으로
몸을 천천히 기울이는 일

기원전 4세기, 맹자는 말했다.
학문의 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달아난 마음을 찾는 일일 뿐

닭이나 개가 달아나면
사람은 온 동네를 뒤지는데
마음이 달아나면
찾을 줄을 모른다.

잃은 줄도 모르고 걷던 길이
어느 날 문득
돌아오는 길이 되기도 했다.

1961년,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오랜 상담의 기록을 덮으며 썼다.
사람은 완성된 무엇이 아니라
되어가는 과정이다.

사람은 가면을 쓰고
기대를 입고
남의 길 위를 걷다가도
언젠가 자기 쪽으로 몸을 돌린다.

그는 그것을 성장의 방향이라 불렀다.
꾸며낸 얼굴에서 진짜 얼굴로
닫힌 문에서 열린 창으로
조금씩, 그러나 멈추지 않고

돌아서면 보이고
보이면 걸어지고
걸으면 가까워지고
가까워지면 내가 된다.

멀리 돌아도 길이고
느리게 걸어도 길이다.
헤매는 발걸음도
마음 쪽으로 기운 걸음이다.

돌아서면 보이고
보이면 걸어지고
걸으면 가까워지고
가까워지면 내가 된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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