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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서는 두 획

by은파랑

사람 인(人).
두 획이 서로에게 기대어
겨우 서 있는 모양

한 획을 지우면
남은 한 획은 쓰러진다.
애초에 혼자 서도록
지어진 글자가 아니었다.

1958년, 심리학자 해리 할로는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 앞에
두 어머니를 세워두었다.

하나는 차가운 철사로 엮였고
젖병이 달려 있었다.
하나는 보드라운 천으로 감겼고
젖은 나오지 않았다.

배는 철사 쪽에서 채웠지만
새끼는 하루의 대부분을
천 어머니에게 매달려 보냈다.
허기보다 먼저
온기를 구하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 닥치면
새끼는 철사를 지나쳐
천 품으로 달려가 얼굴을 묻었다.
묻을 곳이 있어야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살갗이 살갗에 닿으면
몸속 깊은 곳에서
옥시토신이 천천히 번진다.
맥박은 느려지고
코르티솔은 물러나고
굳었던 어깨가 풀린다.

외로움은 마음의 병만이 아니었다.
2010년, 홀트룬스타드는
삼십만 명의 삶을 겹쳐 읽었다.
곁이 단단한 사람들은
더 오래 살아남았다.

외로움이 몸에 남기는 흔적은
하루 담배 열다섯 개비만큼 깊었다.
홀로 견디는 마음은
혈관 속에서도 조용히 닳아갔다.

기대면 숨이 놓이고
나누면 짐이 줄고
들어주면 밤이 짧아지고
곁에 있으면 내가 살아난다.

고독은 혼자 있는 일이 아니라
아무도 닿지 않는 일이다.
혼자는 방의 크기이고
외로움은 마음의 온도다.

기대면 숨이 놓이고
나누면 짐이 줄고
들어주면 밤이 짧아지고
곁에 있으면 내가 살아난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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