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무당집 딸(2) 화양연화(花樣年華) ( 오빠 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랑 이야기를 적 습니다. 오빠에게 들 었던 내용이라 약간의 각색이 있다는 점 이해 바랍니다. ) 중학교 때부터 나의 유일한 친구는 기타였다. 집에서는 공부시간 외에는 항상 기타를 끼고 살았다. 물론 학교친구들도 많았고, 나를 좋아한다고 따라다니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아버지, 엄마의 바람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가난한 집 맏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공부해서 누구나 알 만한 곳에 취직해서 사는 것이다. 차라리 내가 공부를 못했다면 나 에 대한 기대는 없었겠지 ! 그래도 난 공부가 재미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엄마가 사기를 당 했 다. 한복 주 문 이 들어오면 만드시고, 다른 집 농사 에 일당받아 일하 며 곗돈을 열 심히 부어, 타는 날만 기다리신 엄마였다. 계 주가 돈을 몽땅 들고 도망 을 가버렸다. 엄마는 한 달 가까이 울면서 누워만 계셨다. 고등학교 진학이 어려웠다.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모르겠다. 여동생들 이라도 중학교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하 고 공장에 가서 열심히 돈을 모았다. 대학교 가기위해서 였다. 일 끝나면 새벽 까지 공부를 했다. 그리고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대학교 를 가지 못하였다. 바로 아래 여동생이 시집 가게되 어 돈을 내놓아야 했다. 마음은 아프고 쓰라렸지만, 오빠니깐! 마음을 달래야했다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는 것이 나와 우리 집이 살 길이 라 고 생각이 들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었다. 학원을 다니 면서 숙이를 보게 되었다 . 너무나 예쁜 20살의 꼬마아가씨. 그녀를 보면 심장이 뛰 었다 . 매일 내 옆자리에 앉아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이 아이가 너무 사랑스 러웠다 . 여자친구를 사 귀기도 했 었 다. 중학교 때도, 부산 유리공장에 일할 때에도 ,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여 사귀게 되었다. 그 아이들이 싫은 건 아니었다. 약간의 설렘이 있었지만, 더 이상의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나의 우유부단한 성격 탓 이었을까? 내 가 나의 현실이 피곤함이었을까? 여자아이들이 떠나갔다. 숙이의 대한 감정은 달 랐 다. 설렘 도 있 었 지만, 학원에서 공부를 할 때에도 자 주 숙이 얼굴이 생각이 났다. 종알종알거리던 그 목소리가 나의 귀에 들리는 듯하였다.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학원과 숙이가 다니는 회 사 가 대구 동성로에 있어서 가까웠다. 학원 마치고 나오면 버 스정류장 에서 숙이를 기다리곤 했다. 숙이와 난 아침, 저녁으로 만나서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이 아이와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웃게 되고, 내가 힘들다고 하 면 "오빠 ! 별일 아니에요. 시간이 해결 해 줄 거예요. 미리 걱정하지 마요 ! 우린 최선을 다하며 살면 돼요" 어른 같은 이 아이의 말에 의지하는 나 자신을 보았고 , 이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숨 을 쉴 수 있 는 시간 이었다. 우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 고, 예쁘게 사귀어봐요! 숙이의 말에 속절없이 웃게 되었다. 몇 달 후 행정공무원 시험에 합격하 게 되었고 , 대 기발령 중이었다. 숙이가 쉬는 날 엔 우리 집에 놀러 왔으며, 즐거운 날들이 이어졌다 . 숙이 는 나에게 살아가는 또 하나의 이유 였 다. 어느 날. 숙이 엄마가 조용히 나를 불렀다. "진아. 미안한데 숙이랑 헤어져라. 이유는 묻지 말고" 두 집에서도 다 알고 있었기에 우린 결혼 도 이야기가 되 었고 , 우리 집에도 , 숙이엄마도 우리를 좋게 생각 한다고 여겼다 . 나의 재촉된 물음에 숙 이어머닌 충격적인 이유를 해주셨 다. 우리 엄마가 숙이랑 나와 헤어지게 하려고 숙이 신발을 몰래 훔쳐 우리 집 지붕에 던졌다고 했다. 엄마의 양밥 ( 민간요법. 액막이 방법 ) 이었던 것이었다. 그 사건으로 숙이엄마와 엄마가 싸우셨고, 엄마가 숙이랑 헤어지게 하려고 그랬 노라고 이야기하셨단다. 머리를 세게 맞 은것 같은 충격으로 터덜터덜 집으로 돌 아 왔다. 엄만 그럴사람이 아니라는걸 나는 믿고 싶었다. 항상 조용하시며, 욕을 하거나 화를 잘 내시지 않으셨고,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 주시는 어머니 이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가 '아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엄만 자기가 그 러했 다고 하셨다. " 왜 그러셨어요 ? 엄만 숙이 좋아 하셨쟎아요" " 난 그 아이 싫다 . 어디 무당딸이 우 리 집 에 시집 올라 카노 ? 이제 넌 공무원이고, 잘 되면 대학 교도 가고 더 잘 될 사람인 데 어 디서 근본없는 그런 집안하고 사돈을 맺 노 ? " 화가 났다. 미칠 정도로 화가났다. "엄마! 난 한번도 아버지, 엄마말을 거역하지 않았어요 . 내가 가수되고 싶다고 했을때 엄마가 못 하게 했쟎아 요. 딴따라 된 다며 집 나가라고 했을때도 내 꿈 포기했어요. 그 놈의 맏이, 지긋지긋한 이놈의 가난 도 벗어나고 싶었지만, 아버지 엄마 가 불쌍했다고요! 우리집이 뭐가 그렇게 대단 해 서 .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이고, 공무원 이었다는 걸로요? 독립운동한 집안이라고 ? 남들 이 알아주지도 않는 이름도 없 이 뒤에서 일한 그 조상 들이 내 목을 조르고 있다고요. 알아요? 그렇게 대단한 집안이 하챦은 무당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다는건 그것도 인신공격 이란걸 왜 모르시냐구요?" 패악을 부렸다. 미쳐서 벌벌떨며 엄마에게 퍼 부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버지 에게 따귀를 맞고 나서야 나의 질주는 멈추 었 다. 이 모든 현실이 싫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나를 쳐다보고 사는 엄마 . 가난한 이 집과 줄 줄이 딸려있는 동생들. 내 맘대로 할 수있는게 없었다. 바르게 살아야 했고, 내 목소리를 내 면 안되는 현실이 답답하고 화 가 났다. 그래 ! 차라리 잘 맞았다. 속이 시원하 다 . 오늘따라 저 달이 미치도록 아름답구나! 나는 이 집과 부모님곁을 떠날수가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