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믿는 일과 걱정하는 일 사이에서
끝난 줄 알았다.
적어도 한동안은 조용히 지나갈 줄 알았다.
아이도 웃음을 되찾았고,
나 역시 조금은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살다 보면 끝난 줄 알았던 일들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
마치 계절처럼...
긴장 속에서 지냈던 나날들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과 조금 달랐다.
예전의 나는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답을 찾으려 했다.
무엇이 맞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하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가 대신 답을 찾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진다.
학교생활도 그렇다.
친구와의 관계도 그렇고,
오해와 갈등도 그렇다.
엄마는 아이의 하루를 모두 볼 수 없다.
그저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짧은 표정의 변화, 그리고 무심코 내뱉는 한마디를 통해 조금씩 짐작할 뿐이다.
활발한 아이는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한다.
즐거운 일도 많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아서
내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 있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기억에 남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성장한다는 것은 정답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엄마인 나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네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아마 이번에도
우리는 또 하나의 계절을 지나게 될 것이다.
조금 흔들리고, 조금 불안하고, 조금 더 성장하면서.
그리고 언젠가 돌아보면
그 계절 또한
너를 단단하게 만든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겠지.
시간을 건너,
오늘의 마음을 너에게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