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는 떨리는 손으로 영상을 다시 재생했다.
짧은 릴스는 고작 30초 남짓이었지만 그녀의 심장은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요동쳤다.
화면 속 제이는 검은 재킷 자락을 휘날리며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관객의 함성이 파도처럼 터졌다. 이어 비트가 떨어지자 다미가 등장했다. 짧은 크롭 톱 아래로 단단하게 조여진 복근, 땀에 젖은 머리카락, 사냥감을 노리는 짐승처럼 낮게 깔린 시선.
“... 내가 저랬다고?”
영상 속 유다미는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살아 있었다. 몸 끝마다 전류가 흐르는 사람처럼, 단 한 동작도 죽어 있지 않았다.
제이가 손을 내밀자 다미는 망설임 없이 그 손을 잡고 몸을 날렸다. 둘의 호흡은 기계처럼 정확했지만, 눈빛은 전혀 기계적이지 않았다.
잡아먹을 듯 집요하고, 당장이라도 입 맞출 듯 뜨거웠다.
“이건... 연기 아니잖아.”
다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릴스 아래에는 댓글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둘 진짜 사귀는 거 아니냐?]
[눈빛 뭐야 미쳤다]
[제이 저 표정 처음 봄]
[유다미랑 케미 전설]
낯선 타인들이 알고 있는 무언가를, 정작 자신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소름처럼 등줄기를 타고 올랐다.
찌릿.
또다시 관자놀이를 꿰뚫는 통증이 번졌다.
핸드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다미는 머리를 감싸 쥐고 소파 끝에 웅크렸다. 눈을 감자 검은 어둠 뒤편에서 번쩍, 번쩍, 깨진 유리 조각 같은 장면들이 스쳤다.
누군가의 웃음소리.
차창 밖으로 흐르던 야경.
“다미야.” 하고 자신을 부르던 낮고 다정한 목소리.
따뜻한 손바닥의 온기.
그리고 아주 선명한 감각 하나.
입술.
다미는 숨을 들이켰다.
“뭐야... 지금 뭐였어...”
기억은 형태를 갖추지 못한 채 다시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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