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이제야 읽는 작별하지 않는다.

by송주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상을 받던 때 온 나라가 들썩였다. 제지 회사가 이 바카라을 때문에 매출이 올라갈 정도였다고 했다. 나는 채식주의자라는 제목처럼 풀만 먹으며 동물을 사랑하는 주인공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인간의 폭력성과 잔인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이었고 읽기에 거북함 마저 들었다. 주인공 아버지가 키우던 개를 때려죽인 대목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지위 지지 않고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그 당시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하다'라는 감정에 힘들었지만 애국심을 가지고 완독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을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전 세계가 극찬하는 소설에 함부로 부정적 평가를 달았다간 소양이 부족한 사람 취급을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쉽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나친 걱정이었다.


경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함께한 인선을 돕기 제주도로 내려간다. 인선은 목공일을 하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해 수술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선은 경하에게 키우던 앵무새 아미, 아마가 죽지 않게 돌봐 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한다. 그 부탁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경하는 인선의 집으로 향한다. 폭설과 두통으로 고생하며 어렵게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인선의 엄마인 강정심의 흔적을 환영과 함께 접하게 된다. 예전에 들은 적이 있는 인선의 가출 당시 이야기를 상기하며 강정심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된다.


인선의 엄마 강정심은 제주 4.3 사건 당시 부모님을 잃는다. 13살 어린 강정심은 시신을 덮고 있는 얼은 서리를 손으로 걷어내며 가족의 얼굴을 확인한다. 어린 정심의 슬픔과 충격이 내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마을 사람들과 가족의 주검 사이에 친오빠의 시신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심은 오빠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후 전 생애 동안 실종 된 오빠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지워지지 않는 것은 지워지지 않는다."

알려진 바와 같이 소설은 제주 4.3 사건을 배경에 깔고 있다. 경하가 인선의 집을 찾아 들어가는 내내 폭설이 쏟아진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몰살당하던 그날 그들의 시체 위에도 차가운 서리가 얼어붙어 있었다. 고통스러운 과거 역시 서리나 눈처럼 차고 서늘하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비극적 역사 속 상실을 겪은 인물의 슬픔을 넘어 집요하게 기억해야 하는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것 같았다. 잊지 말자고 말하고 있는 듯 말이다.

나는 바카라을 읽는 내내 얼마 전 읽은 온라인카지노 글 한편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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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터를 잡은 은수 작가님의 글이었다.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는 작가님은 어느 날 많은 학생에게서 "오늘 우리 집 제사예요. 놀러 오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제주의 4월이었다. 나는 그 말을 하는 말간 아이들이 얼굴을 떠올리며 숨이 멎는 듯 가슴이 찌릿했다.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바카라을 덮은 후, 당시 가입 선물로 쌀을 준다고 해 남로당에 명단을 올렸다 화를 당한 무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시 기억해 냈다.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많은 이들을 애도하며 4.3 사건을 다시 찾아보게 됐다.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과거는 영원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참고한 자료들에 눈이 갔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