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어떻게 한 거예요?

문송합니다만, AI는 씁니다 — 1화

byTrueVoice

문송합니다.


문과를 나왔고, 회사에서는 인사 일을 한다.
코딩은 배운 적이 없다. 막히면 물어볼 개발자 친구도 없다.
프로그래밍 언어 이름은 몇 개 들어봤지만, 어느 게 뭘 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른다.


오늘 동료들에게 내가 만든 걸 하나 공유했다. HTML 파일 하나로 만든 인재 분석 사이트다.
별 기대 없이 올렸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컸다.


"와, 이게 뭐예요?"
"AI로 이런 게 돼요?"
"어려워요?"

누군가는 "나는 이런 거 못 하겠다" 했고, 누군가는 "이런 걸 잘해야 하는데, 참" 하고 말끝을 흐렸다.


내친김에 부동산 정보를 알아서 모아 주는 기능도 보여줬다.
내가 정해 둔 시간이 되면, 관심 있는 지역 소식을 정리해서 보내준다.
이건 더 신기해했다. 한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내 인생 계획도 이렇게 짜 주면 좋겠다."


다들 웃었다. 물어보는 말은 제각각이었지만, 결국은 다 같은 질문이었다.


"그거 어떻게 한 거예요?"


대답이 바로 안 나왔다


대답하려다 잠깐 멈칫했다.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라서였다.


"AI로 만들었어요"라고 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만 말하면 아무것도 설명이 안 된다.
거기 있던 사람들도 AI는 다 써 봤을 테니까. 그런데 왜 내 화면을 보고 놀라는 걸까.


나는 작년 7월부터 AI를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ChatGPT를 열어 본 적은 있다. 궁금한 걸 한두 번 묻고, 답이 그럴듯하면 "오, 신기하네" 하고 닫는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검색창을 하나 더 쓴 셈이었다.


제대로 쓰기 시작하자 모르는 게 끝도 없이 나왔다. API가 뭔지도 몰랐다.
서버, 배포, 터미널 같은 말이 나올 때마다 멈춰서 다시 물어봤다.
그게 뭔데, 그걸 왜 써야 하는데, 내가 하려는 거에도 필요한 거야.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AI한테 물었다. 지금도 개발자처럼 코드를 읽지는 못한다.


그렇게 1년 남짓 지나고 보니 회사에서 쓰는 도구 몇 개, 집에서 쓰는 것 몇 개가 내 손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동료들이 본 건 그중 일부였다.


게다가 요즘은 시간이 더 없다. 일주일 전부터 퇴근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루는 여전히 스물네 시간이라, 줄일 수 있는 건 AI한테 넘기고 있다.
반복되는 일은 AI가 하고, 그렇게 번 시간에 소설을 쓴다.



다들 AI 얘기는 하는데


동료들 반응을 보며 알게 된 게 있다.
다들 AI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실제로 자기 일에 써 본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다.


뉴스에서도, 회의에서도, 회식 자리에서도 AI 얘기는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래서 어디에 써요?" 하고 물으면 대답이 비슷하다.
메일 문장 다듬기, 궁금한 거 찾아보기, 긴 문서 요약하기. 거기서 더 나가지 않는다.
1년 전의 나와 똑같다.


이유는 짐작이 간다.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고, 뭔가 만들려면 개발을 알아야 할 것 같고, 회사 자료를 넣어도 되는지도 애매하다.
나도 다 해 본 고민이다. 마지막 건 실제로 정보보안팀에 물었다가 안 된다는 답을 들은 적도 있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이 연재는 그날 동료들이 던진 질문에 하나씩 답하는 기록이다.
매 화 제목은 실제로 들었거나 들을 법한 질문으로 정했다.


AI 최신 소식을 정리하거나, 이걸 쓰면 인생이 바뀐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그런 글은 이미 많다.
대신 내가 직접 해 본 것, 막혔던 것, 만들다 버린 것까지 적으려 한다.


회사에서 보안 때문에 안 된다는 답을 받고 어떻게 일했는지.
API가 뭔지 모를 때 AI한테 뭘 어떻게 물어봤는지.
Chatgpt, Gemini, Cluade AI 세 개에 다 돈을 내 보고 왜 하나만 남겼는지.
집 컴퓨터를 24시간 켜 두고 무엇을 돌리는지. 그런 이야기들이다.


내가 대단해서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것도 미리 말해 두고 싶다.
엑셀도 이렇게 배웠다. 입사하고 처음 켜본 엑셀은 처음엔 함수 하나도 제대로 못 썼다.
모르는 게 나오면 찾아보고, 억지로라도 써 보고, 틀리면 다시 했다.
그게 일주일, 한 달, 일 년 쌓이니까 손에 붙었다. 지금은 회사에서 신입사원 입문교육에서 엑셀을 가르친다.
AI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니 이 글은 코딩을 모르는 사람, 특히 문과 출신 온라인 게임인이 읽었으면 좋겠다.
나도 1년 전엔 그 자리에 있었다.


"그거 어떻게 한 거예요?"


다음 화부터 천천히 답해 보겠다.


여러분은 AI를 어디까지 써 보셨나요?


다음 화 — 2화 「뭐부터 해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