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뭐부터 해야 돼요?

문송합니다만, AI는 씁니다 — 2화

byTrueVoice

AI로 만든 인재분석 사이트를 공개한 날 동료들이 돌아간 뒤에 한 명이 조용히 남아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AI쓰려면 뭐부터 해야 돼요?”
AI로 만들었다는 사이트를 보고 다들 “와, 신기하다” 하고 웃으며 지나갔는데, 이 분은 질문을 하나 더 들고 있었다. 근데 이게 참 뭐랄까 대답하기가 쉽지 않은 질문이었다. “일단 아무거나 써 보세요”라는 말은 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거나라니, 그게 어렵다는 건데.


그래서 내가 처음에 뭘 했는지부터 적어 본다.


엑셀을 처음 써본 날


AI 얘기를 하기 전에 엑셀 얘기를 먼저 해야 한다. 일단 나는 회사 대졸공채 신입사원 입문교육에서 엑셀 강사로 활동했을 정도로 엑셀에 일가견이 있다. 하지만 나도 엑셀을 처음부터 잘하지 않았다. 입사하기 전에는 엑셀을 켜본 기억도 없었고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합계 구하는 법 정도였다. 지금은 회사에서 엑셀을 가르치는 사내강사지만, 처음엔 함수 하나를 제대로 쓰는 데 한참 걸렸다.


그때 내가 한 일은 단순했다. 모르는 게 나오면 찾아봤고, 찾아본 걸 일에 억지로라도 써 봤다. 안 되면 다음 날 다시 열었다. 이게 일주일, 한 달, 일 년 쌓이니까 어느 날부터 손이 먼저 움직였다. 어느 날부터 한 건 맞는데,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몸에 붙는 건 그렇게 조용히 일어난다.


자전거는 넘어지면서 배운다.


자전거를 바카라으로 배운 사람이 있을까. 균형 잡는 법, 페달 밟는 법, 넘어질 때 몸을 어떻게 하는지. 설명은 전부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바카라을 읽어보았는지 여부로 갈리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AI도 비슷했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 좋은 질문의 구조 같은 글은 많다. 나도 읽었다. 그런데 직접 열어서 내 일을 시켜 보기 전에 읽은 글은 거의 남지 않았다. 반대로 한두 번 시켜 보고 나서 다시 읽으니 같은 글이 완전히 다르게 읽혔다. 아, 그게 이 말이었구나 하고.


바카라이 쓸모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순서의 문제다. 타 보고 읽으면 빨리 이해되고, 안 타 보고 읽으면 읽은 걸로 끝난다.


내가 처음 시킨 일


그럼 뭘 시켜야 할까. 내 답은 하나다. 내가 이미 할 줄 아는 일을 시킨다.


이유는 단순하다. 틀렸을 때 내가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모르는 일을 시키면 결과가 맞는지 틀린지를 알 수가 없다. 그러면 AI가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모르는 채로, 그냥 그럴듯해 보이면 넘어가게 된다. 그건 연습이 아니다.


나는 내가 쓴 메일 한 통을 붙여 넣고 고쳐 보게 했다. 그리고 어디를 왜 고쳤는지 물었다. 내가 아는 일이라서 AI의 수정이 맞는지 바로 보였다. 어떤 건 나보다 나았고, 어떤 건 내 말투를 지워 버려서 되돌렸다. 말투를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다보니 이제는 내가 쓴건지 AI가 쓴건지 나도 헷갈릴정도가 되었다


그다음에는 매주 하던 엑셀 정리 작업을 말로 설명하고, 순서를 정리해 보게 시켰다. 이것도 내가 이미 아는 일이었다. 정리된 순서를 보고 “이 단계는 빠졌네”, “이건 내 방식이 더 낫네”를 판단하는 게 가능했다.


결과가 별로여서 접고 싶던 때


솔직히 처음에는 결과가 별로인 날이 더 많았다. 시키는 데 5분, 고치는 데 15분이 걸렸다. 내가 직접 하는 게 빨랐다. 그래서 접고 싶던 날도 여러 번 있었다.


그때 정한 규칙이 하나 있다.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 사용한다. 잘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열어서 오늘 뭘 시키면 좋을지만 생각한다. 오래 쓰려고 정한 게 아니라 안 쓰게 되는 걸 막으려고 정한 규칙이었다.


심지어는 일상 검색부터 업무 간 일정관리 및 보고서 기획까지 모두 AI에게 물어보고 시작했다


일주일쯤 지나자 시키는 문장이 달라졌다. 한 달쯤 지나자 어떤 일은 AI에게 맡기고 어떤 일은 내가 한다는 기준이 생겼다. 엑셀이 몸에 붙던 속도와 거의 같았다.


이번 주에 해볼 것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세 가지를 권해 보자면,
첫째, 내가 잘 아는 기본적인 일 하나를 고른다. 메일 한 통, 회의록 정리, 표 하나 정리 같은 작은 일이면 된다. 어렵지 않아야 한다.
둘째, AI에게 시키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어디가 어떻게 마음에 안 드는지 말해 준다. “별로야”가 아니라 “이 문장은 너무 딱딱해”처럼.
셋째,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만 열어 본다. 5분이면 된다. 길게 쓸 필요가 없다.


처음 일주일은 잘 안 되는 게 정상이다. 나도 그랬다. 그 일주일을 넘기면 질문이 달라진다.


꼭 일이 아니어도 된다.


내 주식은 어떻게 될까, 우리 집 집값은, 우리 애 학군은, 회사 이직을 해야 할까. 생활에 밀접한 것부터 물어보고 써 보면서 AI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몸으로 익히면 된다.


지름길 조언


오늘 당장 AI모델을 돌아가며 같은 내용으로 사용해보자

그리고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골라 한달 유료 결제를 해보는 거다. 사람이 참 신기한게 돈을 써야 열심히 하게된다.


어떤 모델을 쓰면 좋을지에.대한건 나중에 또 따로 다뤄볼 예정이다.



오늘 AI한테 시켜볼 수 있는, 이미 할 줄 아는 일 하나가 있으신가요?


다음 화에서는 시작하고 나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문제, 모르는 단어 앞에서 막혔을 때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AI에 관심이 깊어지면서 가장 먼저 물어봤던 질문, “대체 API가 뭔데?”와 함께요.


다음 화 — 3화 「모르는데 어떻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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