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파티에 초대 받다

by최이삭

#29.



어느덧 3월이 됐다. 방송 프로그램을 하나 더 하게 되면서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회사 밖으로 나와서 이동할 때 마주치는 잠깐의 햇빛과 온기. 그것으로 봄의 기운을 스치듯이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일을 하다가 새롭게 업데이트된 카지노톡 프로필 하나를 발견했다. 상은의 엄마 프로필이었다.


명동성당 내부가 찍힌 흑백 사진. 그 위로 글이 적혀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 마태오복음 19장 6절.

그리고 아래 이렇게 적혀있었다.


“한 아이를 기억하며 아이가 꾸었던 꿈을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아이의 부모가 이루고

그렇게 우리 모두 하느님께 맺어진 날.”


‘아! 상은의 엄마와 아빠가 세례를 받으셨구나. 혼인성사도 하셨구나.’ (두 분은 결혼을 하신 분들이라 ‘혼인 갱신식’을 치르셨다.) 세례식에 참석해 꽃이라도 안겨드리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놓쳐 버렸다.


나는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
(...)

늘 말씀해 오시던 대로 엄마, 아빠가 대신 꿈을 이뤄주셨네요.

상은 씨가 하늘에서 따뜻한 눈으로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거 같아요.

다시 한번, 두 분 세례 너무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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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답장이 왔다.


┌─────────────────────────

가브리엘라 자매님. 로즈마리 자매예요.

기억하고 축복해 주셔서 감사해요.

어김없이 또 봄이 오나 봐요.

봄에는 우리 슬롯에도

따뜻한 마음들이 연결되기를 간절히 기원해요.

곧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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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상은 엄마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세례명이다. 며칠 뒤 본 기사를 통해서 상은 아빠는 ‘요한 마르코’라는 세례명을 얻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두 사람의 기사를 읽으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30.


6월. 상은 엄마에게서 뜻밖에 연락을 받았다.


┌────────────────────────

혜정 님, 잘 지내죠?^^

오는 6월 29일은 상은이 생일이에요.

생일 카드에 메시지도 남겨주시고

27일(금)에 청년밥상문간 (이대점)으로 식사하러 오세요.

우리 상은이가 좋아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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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과 함께 날아온 초대장. 내가 상은의 생일에 초대를 받다니!


며칠 전 상은의 인스타그램에서 ‘곧 다가오는 상은의 생일을 맞아 이화여대 근처에 있는 *청년밥상문간에서 식사를 대접한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상은의 부모가 상은의 생일을 맞아 청년들과 시민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거다. (*식사비 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3000원짜리 김치찌개를 파는 슬롯적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식당)


그것을 보고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초대장이 날아온 것이다. 나는 좋다고. 꼭 가겠다고. 우리 그날 만나자고 답했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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