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이야기 (2편)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본사를 사옥이나 오피스가 아니라 ‘캠퍼스’라고 부릅니다.
이 표현은 단순히 넓은 부지나 세련된 건축을 뜻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바카라상과 회의실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일하고 배우고 쉬며 관계를 맺는 등 생활의 영역까지 확장되는 근무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캠퍼스 내에는 업무 공간뿐 아니라 식당과 카페, 휴게 공간과 녹지, 산바카라로와 광장,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직원은 출근해 일을 처리한 뒤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라는 공동체 안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며 다른 사람과 만나고 배우는 구성원이 됩니다.
이러한 실리콘밸리의 캠퍼스를 이해하려면 먼저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기업은 왜 이렇게까지 사람들의 생활과 동선을 설계하려 하는가?'
캠퍼스는 원래 대학의 공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대학에는 강의실과 연구실만 있지 않습니다. 도서관과 기숙사, 학생회관과 식당, 잔디밭과 카페, 광장이 함께 존재합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지식을 배우지만, 공동체의 감각은 수업 밖에서 길러집니다.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선배와 나누는 짧은 대화, 도서관에서 함께 밤을 보내며 생기는 동료애, 잔디밭에 앉아 나누는 토론은 강의계획서에 없지만 대학 경험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이처럼 대학은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인 동시에,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하는 공간입니다.
실리콘밸리가 대학과 연구기관 주변에서 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연구실의 기술은 창업으로 이어지고, 졸업생은 창업과 스타트업으로 흘러 들어가며,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쌓인 경험은 다시 다른 팀과 회사로 이동했습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혁신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 사이를 이동하며 발전되는 과정을 통해 형상화되었습니다.
기업이 ‘캠퍼스’라는 단어를 빌려 온 것은 이런 대학의 원리를 기업 내부로 가져오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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