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아래에서
새파란 토마토가 익어간다
햇빛이 이끄는 힘 대신
스스로 풍겨 나는 풋내가
시간을 물들인다
제 알맹이가 애쓰지 않고
내실을 다져가는 때다
기억 속에 들어있는 토마토 축제
네 살 동생이 에어바운스 밖에 서 있다
형아가 밟아 터뜨린 토마토는
바짓가랑이에 동생 볼에 얼룩을 남겼다
발가락 상처에 토마토 물이 스며들고
봉숭아 물처럼 발바닥이 물드니
콩콩콩 한 걸음마다 개구졌다
맡으라고 내는 풋내 아닌
절로 나는 아이다운 젖내는
시간이 빚어낸 완숙토마토처럼
조용하고도 깊게 익어갔다
경험을 풍요롭게 하는
하루 만에 열리는 열매가 되었다
몸과 마음이 무르익고 있었다
[빛작 연재]
월 [100일의 보통의 날들]
화 [시장 인문학]
수 [100일의 보통의 날들]
목 [시장 인문학]
일 [시장 인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