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갑시다

by김곤

그러기에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둡니다.(42주 차, 예레 14,22 중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나는 당신과 함께 있어요. 비록 당신은 멀리 있지만…”

Michael Jackson의 노래 <You Are Not Alone>에 나오는 가사입니다.


누군가와 함께라는 믿음은 사람을 따뜻하게 합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아 있을까.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제 뜻대로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누군가에게 작은 온기라도 전할 수 있는 사람, 곁에 있으면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는 사람이고 싶다는 바람으로 살아갈 뿐입니다.




얼마 전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어쩌면 잃어버린 시간 속 온기를 다시 찾기 위한 여행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잊게도 합니다.

젊은 날의 시간은 붙잡을 수 없지만,

어느 날 거울 속 내 얼굴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합니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하지만 결국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이 조금씩 깊어져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도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타인을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 늘 주 하느님께서 함께하고 계시다는 희망으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도쿄 여행도 그랬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여행길 아침마다 기도했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저희 여행길에 함께하시고 지켜주시고 보호하소서.”

여행 전부터 되뇌던 그 기도를 마음속으로 다시 반복하며 주님께서 함께하실 것이라는 희망 안에서 길을 걸었습니다.

첫날에는 길을 찾고 있던 우리에게

“같이 가 드릴까요?”라고 밝게 웃으며 말을 건네던 청년 커플이 있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자신이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가 찾던 곳 근처까지 함께 가주었던 두 젊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또 어느 날에는 지하철 노선도를 들여다보며 목적지를 묻는 저에게 “저는 시골 사람이라 잘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던 어르신이 잠시 뒤 다시 다가와 “찾았어요?”라고 물어봐 주셨습니다.

제가 “네, 찾았습니다.”라고 하자

그분은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건강하세요.”

그리고 제가 다녔던 일본어학교를 찾지 못해 골목을 헤매던 날에는 지나가던 중년 남성이 “이쪽으로 갈까요?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며 선뜻 길을 함께해 주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짧은 순간들은 단순한 친절 이상의 무엇이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멀리 있어도,

주님께서 사람의 온기를 통해 우리 곁에 머무르신다는 것을 조용히 느끼게 해 주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희망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주님은 우리와 함께하고 계시다는 믿음 안에서 살아가기를.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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