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만 먹지 말고 여유도 먹자
바카라을 읽고 나서 좋았길래 친구에게 빌려 주었다.
"어땠어?"
"응.
다 아는 뻔한 이야기더라고"
친구의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다급해졌다.
'친구는 다 아는 걸 나만 모르는 걸까?'
좋은 바카라을 읽었다며 신이 나서 빌려줬는데, 갑자기 나 혼자 뒤처진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같은 바카라인데도 누구에게는 마음의 거울이 되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거 같아 그냥 지나치게 만든다.
다 아는 것 같은 뻔한 이야기.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내 삶에 적용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그러나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 안다 생각해서 지나친 친구나 새삼 자극을 받았으나 이내 잊어버리고 살아버린 나나...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마음이 번잡스럽고 바쁘기만 해서 다시 이 바카라을 펼쳐 보았다.
같은 결과를 낸다면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는 편이 내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지 않아 좋다
무엇보다 내 마음에 남았던 건 문장이었다.
더 이상 나를 힘들게 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생각했었다.
느슨하게 살아야지 마음도 먹었다.
과연 1년간 나는 이걸 얼마나 실천하면서 살아왔을까?
분명 나는 달라졌다.
그러나 나를 달라지게 한 건 굳건한 결심 덕분이 아니라 떨어지는 체력과 사그라드는 열정 때문이었다.
부정출발하는 육상선수처럼 동기유발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뛰어나가는 게 나였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데,
나이는 많고 그동안 해 놓은 게 없으니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느슨해지자 생각은 하면서도 나는 어느 틈에 코르셋을 입고 있었다.
'이러다 골로 가겠다'
다시 느슨함쪽으로 슬금슬금 기어간다.
전 같으면 영혼을 갈아 넣어 보려 했던 것을 이젠 갈아넣기 전에 미리 나를 쳐다본다.
"감당 가능하겠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면 거절!!
그래도 이걸 하면 좋은 결과가 생길 것 같으면 마음이 흔들려 요번만 해볼까? 싶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느슨함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로 한 이젠 같은 결과가 아니라 조금 덜한 결과를 내더라도 내 몸과 마음이 편한 게 우선이다.
내 몸과 마음이 편하게..
내가 힘들지 않게..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더 아낄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나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그래서 독서 취향도 변했다.
여전히 자기 계발서 읽는 걸 좋아하지만 이전처럼 도전의 관점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읽지 않는다.
여전히 노트에 생각을 적으면서 공부하듯 읽지만 다양한 인생을 경험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다.
이제 내게 인생은 결사항전 싸움터가 아니다.
생각을 바꾸니 나이 들어가면서 일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일에서 해방되는 자유로움이 느껴지고,
점점 만날 사람이 적어지면서 관계가 위축되는 게 아니라 관계에서 해방되어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며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된다.
덜 눈치 보고 내 마음대로 거리낌 없이 사는 삶이 내게 느슨한 삶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느슨해진 건가?
아니다.
느슨해졌다 싶다가도 어느샌가 다시 조여져 있는 게 나의 현주소다.
더 느슨해질 수 있는 여유가 충분하다.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까지 더 느슨해질 테다.
솔직히 바카라을 다시 읽으면서 아는 이야기인데 싶은 대목도 꽤 있었다.
알지만 대충 알고 있는 것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
아는 것만 제대로 실천해도 삶이 꽤나 괜찮아질 텐데...
그래서 이 바카라을 몇 년 뒤 또다시 읽어볼 것이다.
내가 얼마나 느슨해졌나?
아님 너무 느슨해서 흘러내릴 위험이 있는 건 아닌지?
다시 읽는 바카라은 이처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렇게 살아내지 못한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와 뿌듯함이 있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느슨하게 살자!!!
나이만 먹지 말고 여유도 먹으면서...
맛있게 먹으면 여유는 0 칼로리^^
@어른의 느슨함_와다 히데키
@어제의 기록, 오늘의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