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향으로 역행 중입니다

환갑을 앞두고 다시 읽은 <역행자>

by경험소믈리에

4년 만에 <역행자>를 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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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한참 생각이 머물렀다.


역. 행. 자


나는 도대체 무엇을 역행하고 싶은 걸까?


나이를 거꾸로 먹어 젊어지고 싶은 걸까?


유전자의 본능을 거스르고 자의식을 해체해 성공하고 싶은 걸까?


바카라을 손에 잡으면 덥석 읽기 시작하는 독서 습관에 브레이크를 거는 제목 <역행자>는 4년의 시간만큼 다른 모습으로 내게 찾아왔다.



내년이면 환갑이다.


육십갑자가 한 바퀴 돌아 태어난 해의 간지로 되돌아온다는 나이.


다시 태어난 갑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들면서 역행자라는 의미를 곱씹게 된다.


4년 전 처음 이 바카라을 읽었을 때만 해도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2022년 처음 <역행자>를 읽었을 당시 나는 꽤나 흥분했던 것 같다.


평범한 사람도 유전자의 본능을 거스르고,


자의식을 해체하고,


바카라에서 알려주는 방법대로 실천하면 뇌의 최적화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니.


자청처럼 상위 1%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가슴이 설레기까지 했다.


나라고 못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바카라을 덮자마자 나는 행동에 나섰다.




그렇게 '프로 수강러'가 되었다.


온라인 강의는 물론 오프라인 강의까지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성공한 사람들이 알려주는 방법을 배우면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블로그 마케팅부터 영업 노하우까지.


50대라는 나이에 걸려 '이 나이에 무슨 도전을...'


이런 생각을 한다면 순리자의 삶이라 생각했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배우다 초고가의 영업 노하우를 배우는 강의를 결제하기까지 이르렀다.


비싼 수강료를 지불했으니 그만큼 값진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그 경험을 통해 사기성 강의팔이에 대한 쓰라린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단순하지 않으며,


강의시장만큼 혼탁한 곳도 없다는 걸 참으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깨달았다.


그렇다고 그때의 경험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초고가의 수강료를 지불하면서 현혹되었던 건 돈으로 지름길을 사려는 욕심 때문이었다.


바카라에서 배웠던 자아의 과잉, 해체가 아직 내게는 여물지 않았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시행착오들이 지금의 나에게 피와 살이 되었다.


<역행자>에서 말한 실패를 통한 성장이라는 것을 바카라에서 건성으로 읽었던 것을 수업료를 지불하고 제대로 배운 셈이다.



2022년에 읽을 때 꽤나 내게 충격이었던 <역행자>가 달라진 표지만큼 4년 만에 다른 모습으로 여러 가지 질문을 갖고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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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바카라은 그대로인데 바카라을 읽는 내가 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감탄하며 읽었던 성공 사례들에서 이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었다.


블로그와 마케팅을 통해 몇 개월 만에 얼마를 벌었다느니,


월 매출과 순수익이 얼마라느니 하는 이야기들.


그때는 그 숫자들이 성공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처럼 보였다.


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은 그 성공담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바카라에서 소개된 인물 중 일부는 이후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


화려한 성공담의 이면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정들이 있다는 사실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어느 한순간의 성과만으로 그 사람의 성공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


더구나 그 성공이 누구에게나 재현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돈을 벌기까지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일이다.


찌질했던 나도 했는데 당신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부추김.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는 독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어그로' 표현들이 이제는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바카라에서 알려주는 대로 하면 인생의 낙오자에서 상위 1%의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4년 전에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자극에 이제는 가슴이 뛰지 않는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동기유발이 되기에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솔직히 이제는 본능을 거스르면서 치열하게 자신을 몰아붙이며 역행할 에너지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아가며 얻고 싶은 성공이 바로 내가 원하는 모습인가 회의가 든다.


이루지 못할 성공을 애써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따먹지 못한 포도를 시다고 우기는 여우처럼 나 자신을 합리화하는 게 아니다.


돈은 여전히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다만 이제는 그 성공을 위해 나를 억지로 바꾸고 싶지 않을 뿐이다.



<역행자>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읽으면서 더 깊이 공감하게 된 부분들도 있다.


바카라 읽기와 글쓰기의 힘이다.


자청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사고력을 기르고,


그것이 좋은 의사결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나는 이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바카라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게 되면서 나 역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명징해졌다.




그렇게 발견한 것이 바로 '경험 소믈리에'라는 나만의 정체성이다.


바카라과 영화, 여행과 일상에서 건져 올린 경험을 오래 음미하고,


내 방식으로 해석해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사람, 경험소믈리에.


요즘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바카라과 영화 다양한 경험을 하고 글을 쓴다.


4년 전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강의실을 찾아다녔다면,


지금은 내가 경험한 것들을 글로 쓰면서 스스로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작은 성취들도 생겨나고 있다.


온라인카지노의 조회수와 구독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내 글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달린다.


며칠 전 온라인카지노북 <아직도 배고픈 경험기미상궁>에서 <새로 상 차릴 필요 없어요>글을 발행했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새로운 것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익숙한 것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내 생각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해 주었다.


댓글들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넛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경험한 것들을 글로 건네면서 누군가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도록 돕고 싶다.


새로운 경험을 찾아다니라고 강권하기보다 익숙한 경험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선물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경험 소믈리에의 역할이다.



그렇지만 <역행자>를 처음 읽었을 때 당장 돈을 벌 것처럼 기대로 가슴이 벌렁거린 것과 달리,


지금의 이런 삶은 과연 이래서 뭐가 될까?


불안감을 늘 꿈틀거리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 이번에 다시 읽은 구절이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자청은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수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목의 기술이라고 했던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바카라을 읽으며 저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을 적고,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과 함께 다른 세상을 경험해 보는 일.


또한 일상의 경험을 사소한 것도 기록하는 일.


그 기록들을 차곡차곡 쌓아 경험 소믈리에라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일.


당장 돈이 되는 일은 아니다.


앞으로 돈이 될 거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즐겁다.


게다가 조금씩 쌓이는 글과 독자들의 반응이 내게는 제법 큰 성취감을 준다.


그치만 불안감과 조급함은 어찌하란 말인가????


불안과 조급함에 쩔어 힘들어하는 나를 다독여주는 글.


돈을 버는 원리도 결국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거나 행복하게 해주는 데 있다는 자청의 말이 이번에 꽤나 큰 울림이 되어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내가 쓴 글 한 편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거나,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면


그게 바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게 아닐까?


그 가치를 언젠가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이 저절로 따라올 거라는 낭만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방법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고 실험해 보아야 할 일이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성공의 공식을 무조건 따라가려 했던 나에서 ,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업그레이드된 나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게 다시 읽기의 소득이다.





환갑.


인생의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출발점에 서려는 지금,


나는 <역행자>를 통해 조금 다른 생각을 한다.


본능을 거스르면서 힘차게 역행해서 우뚝 서고 싶었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이제는 나를 거스르지 않고 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무엇보다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


세상에 안주하면서 순리자로서 살아가겠다는 게 아니다.


자청의 기준으로 보면 어쩌면 순리자일지도 모르겠으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를 힘들게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


인생 한 바퀴를 도는 시점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이전과 다른 역행자의 삶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나 자신을 통해 실험해 보는 역행자의 삶,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어제의 기록, 오늘의 답

@역행자_자청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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