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지는 노터치

반짝인다고 다 금이냐?

byAnima

요즘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집에 금덩이 몇 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기분이 날아갈 듯하다.

내 집에 금붙이라고는 18k 반지 두 개, 목걸이 두 개뿐, 조용히 잠자고 있다.


가끔 고개를 숙이고 가다 보면 반짝이는 것이 보인다.

금이다! 백금이다! 외치고 가까이 가면 초콜릿 쌌던 금박지, 맥주 캔 따고 버린 고리다.

반짝이는 것이 다 금이라고 생각한 것은 어쩌다 목걸이와 반지를 줍고 난 다음부터이다.

거의 10년 주기로 재물이 들어왔다가 나간다.

10년 전 수영장에 갔다가 반지를 잃어버린 후 상심하며 주차장을 걸어 나오다가 얇은 실반지를 주웠다.

내 손가락에 맞지도 않는 크기라 스카프 맬 때 고리로 사용하다가 어디론가 없어졌다.


20년 전에는 걷다가 조그만 진주 세 개가 달린 14k 목걸이를 주운 적도 있다.

바른생활 초등학생이라면 순수한 표정으로 파출소 문을 열었겠지만 때 묻은 나는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왔다.

말하자면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저지른 것이다.

역시 내 취향이 아니라 어느 구석에 던져놓았다가 잃어버렸다.

내 것이 아닌 것은 언젠가 내 손을 벗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과 경주에 놀러 갔을 때 숙소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맨 앞에 서 있던 나는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갔는데 구석에 10,000원 짜리가 서슬이 퍼렇게 노려보고 있었다.

어, 돈이다! 하고 외치는 순간 누군가의 발이 그것을 무지막지하게 밟아버렸다.

뒤에 타던 남자가 주인 없는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잽싸게 점유이탈 횡령을 해버렸다.

10,000원 앞에서 체면을 내던지고 의기양양하던 그 남자를 보며 생각했다.

세상 무섭네!

그동안 걷다가 두 번 점유이탈물 횡령을 해왔기에 이번만은 그에게 덮어씌우기로 했다.

여름만 되면 무의도의 하나개 해수욕장에 가서 갯벌 걷기를 한다.

작년 여름에는 길벗들과 1주일에 한 번은 갔다.

다른 해안과 달리 물 빠진 갯벌이 단단해서 발이 빠지지도 않고 시원하다.

한여름이면 물조차 따끈하지만 수평선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물이 나간 썰물 때는 멀리 갈수록 발이 시원하다.

그때 참가한 길벗 중에 뭔가를 들고 온 사람이 있었다.

단순한 막대기처럼 생겼지만 금속탐지기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바닷가로 나가 맨발로 걸을 준비를 하는데 그 사람은 그것을 챙겼다.

그거로 뭐 하는 거예요?

모래 속에 묻힌 동전이나 금반지, 목걸이를 찾는 거예요.

저는 자유로 걷다가 집에 갈게요.

뭐 하러 왔니? 돈 벌러 왔니?

모래에 묻힌 금덩어리는 점유이탈물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가 보다.

30여 년 전 무늬만 결혼 생활 때 시할머니에게 엄지 반 크기의 금덩이를 받은 적이 있다.

분가해서 살 때 매일 집을 비워 걱정이 되어 안 입는 옷 퍼프소매를 떼어 그 속에 넣고 옷장 속으로 밀어 넣었다.

계절이 바뀌어 옷장을 정리하다가, 이게 뭐야? 아무 생각 없이 쓰레기통에 버렸다.

청소를 말끔히 하고 쓰레기통을 비운 후 며칠 있다가 깨닫고 마음이 쓰라린 일이 있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했다는 말은 최영 장군의 아버지가 한 말이라고 한다.

그는 아버지 말씀대로 청렴하고 의롭게 살았다.

몇백 년이 흐른 뒤 사사로운 욕심부리지 말고 청렴하게 살라는 그 말씀대로 황금을 돌처럼 던져버렸다.

미래에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저지를 것을 알고 최장군께서 거두어간 나의 금덩이!

노다지는 no touch 에서 나왔다는 근거 없는 말은 누가 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