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6

by영주













































1

나도 늙고, 너도 늙는다. 저 개도 늙고 저 나무도 늙는다. 이렇게 다 늙는 것을 보면, 사랑마저도 늙는 것 같다. 시간이 없다는 깨달음은 늘 조바심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더 부탁한다. 사랑하라고. 늙어 끝에 닿을 수밖에 없다면, 그 끝까지 사랑하라고. 그러면 모든 것이 다 늙는대도 사랑은 늙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2 경주에서

사랑이 담겼어. 한 땀 한 땀 고르게 홈질하듯, 길이도 일정하게 간격도 일정했구나. 내 마음의 크기도, 당신과의 거리도 한결같아서 내 마음을 부풀릴 일도, 당신에게 가까이 가야 했던 순간도 없었어. 담벼락 가까이로 걷듯해서 안전하였고, 삶이 뜨겁다고 느낄 겨를이 없었네. 잎의 색이 바래고 져도 슬프지 않을 수 있구나. 무거워도 기쁠 수 있구나. 깊어도 가벼울 수 있구나. 당신과 하고 싶은 사랑이 많아서 솟아난 죽음들 사이를 걸으며 잘 살고 싶다고, 당신 곁에 잘 있고 싶다고 생각했어. 무엇을 다짐해도 충분하지 않아서, 가만히 두고 기억하려 해. 그러면, 오늘이 영원이라는 시간 위에 놓여 출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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