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8

by영주












































1

최소한으로 살자고 생각했다.






2

사람이 둥글어지면, 사랑이 되고.






3 밑 빠진 독에 관한 이야기

세 번째 바카라을 준비하면서, 나 왜 이러니 할 때가 있었다. 제법 여러 번. 그중에는 정말 아찔한,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철렁하는 일도 있었다. 가까운 이들의 도움을 받아 넘기기를 반복했더니, 내가 구멍처럼 느껴져 힘이 빠졌다. 밑 빠진 독에 자꾸 물 부어 달라고 하는 건가 싶고, 밑이 빠졌으니 또 언제 어디서 셀지 모른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졌다.

인절미 빙수를 사서 집으로 온 E에게 이런 말을 늘어 놓았더니, E가 그랬다. 그게 내가 시간과 공을 들여 쌓은 자산이라고. 어떤 능력이 아니라, 나는 사람을 탑재한 거라고. 게다가 이용해 먹는 게 아니고, 도움받는 거지 않느냐고. 말을 듣고 보니 그렇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상황을 고민으로 털어놓았더라면, 나도 비슷하게 말했겠지. 그러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건 고금을 막론하는 진리니까. 그래서 또 사람, 좋은 사람 곁에 있어야 하는 거겠지. 제가 좀 잘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비빌 언덕이 되어 주셨으니, 제가 또 언덕이 되도록, 정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4

구멍이 났을 때, 챙김을 받는다면
기뻐하세요. 방점을 찍을 곳은,
구멍 났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5
어떻게 하면 타인의 기쁨을 더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타인의 고통을 덜하게 할 수 있을까






6

또 마음 어디에 굳은살이 생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반드시 생긴다는 것을 잊지 않을 뿐이다. 괴롭게 하고 슬프게 하고 아프게 하고 초조하게 하고 다급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화나게 하고 투덜거리게 하고 아찔하게 하고 어깨를 떨구고 고개를 숙이게 하는 일들이, 나를 누르겠지. 어떻게든 버티느라 나는 또 굳은살 같은 마음을 길러 둘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더 딱딱하고 더 두껍게. 그렇게 만들어낸 마음을 타박하지 말아야지. 그렇게라도 지키려고 했음을 잊지 말아야지. 단단한 마음, 단단한 시간을 기억해야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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