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
이해는 관계의 지평을 넓혀 준다. 이해한 후에는 돌이킬 수 없다. 어쩌면 사랑이 수월해지는지도 모르겠다. 음, 아마도 그럴 것이다.
2
저녁으로 분식을 먹고 산바카라하러 나왔네. '하늘걷기'라고 부르는 운동 기구 위에 올라타 양다리를 앞뒤로 교차하며 쫙쫙 뻗고 있어. 사람들은 평화롭게 흐르듯 걷고, 나는 모기에 물리지 않길 바라는, 고작 이것만 바라도 되는 시간이라 퍽 감사해.
3
원하는 대로 안 됐을 뿐이지, 아무것도 안 된 건 아니니까.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 불만족하고 불평하는 것은 시간 낭비니까, 빠르게 태도 전환. 감사하며 즐겁게, 소중히 시간을 선용하기. 무리하지 말자. 그건 나랑 안 어울려.
4
담을 조금 허문 눈빛을 알아볼 수 있다. 나를 안전하다 느끼고 편안히 대할 때, 그래서 나도 내 마음을 더 기꺼이 건넬 수 있겠다 싶을 때, 기쁘다. 사람이 사람과 연결되는 감각은 본능적인 희열을 준다.
5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기로 한 다짐도, 일상에 치이면 너무 쉽게 잊히니까. 남의 취향을 네 취향이라며 속이는 가짜 목소리에 맞서야 한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맞느냐며 스스로 묻고, 내 것으로 시선을 옮기고 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기만하지 말고 솔직히 밝히고 선언하기. 내 취향의 세계는 온전히 나의 것.
6
누군가의 배려에 기대 뜨거운 해를 피한다. 종이 다른 생명체는 우주를 보여 주고. 목이 다 잠기고 불렀던 배가 거짓말처럼 꺼지도록 웃고 떠들었다.
7
"아무 일 없을 겁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어쩌려고 저렇게 말하는 걸까. 어떻게 확언하며 말할 수 있는 걸까. 대체로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안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저런 말이, 아마도 맞을 확률이 큰 저 말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틀릴 확률이 있다고 해도, '괜찮을 거야', '다 잘될 거야' 같은 말들이 간절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