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장에서 옆에서 쉬고 있는 동호인 남자분께서 아내에게 한 질문이다.
물론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사건이라기보다 상황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러니까 지난 월요일 아침을 먹으면서 아내가 툭 던지듯 한 말이다.
“오늘 일정 있어?”
“아니 특별한 것 없고 혜화동 나갔다 올까 하는데, 왜 뭔 일 있어?”
“오늘 꼭 가지 않아도 되면 오후에 반찬 들고 큰공 집으로 오라고”
“그러지 뭐!”
“뭐 가져가면 되는데”
어 냉장고 안에 반찬 2개하고, 김치냉장고에 오이무침 해둔 것 있어“
”알았어. 다른 것은?“
”당신 잘하는 거 하나 더 하던지“
”알았어“
그리고 11시 조금 넘어 아내가 탁구장에 가면서
”기왕이면 뭇국도 좀 만들던지“
그래서 일정 변경하고 집에서 손자가 좋아하는 계란말이 돌돌 두툼하게 말아놓고 뭇국도 고기 듬뿍 넣고 보글보글 끓여 두었다.
4시에 가기로 했으니 아직은 여유가 있어 만들어 둔 노래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도 올리고, 공부하고 있는 한참 작사도 하고 있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띠리링 울렸다.
”지금 뭐 해?“
”특별히 하는 것은 없는데! 왜?“
”그러면 큰공 좋아하는 무생채도 만들어 줘“
”그래 그러지 뭐! 알았어“
”다른 것은?“
”바쁘면 만들지 말고...“
”아니야 괜찮아... 만들게!“
그렇게 만들어 놓은 반찬을 주섬주섬 싸 들고 4시에 큰공집으로 갔다.
참고로 나는 10년 전, 정년퇴직했고,
아내는 나보다 한 살 적다.
질문했던 신사분 나이는 잘 모르지만, 우리 또래 정도 된 분이란다.
아내가 탁구장에서 나와 통화 내용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옆 신사분이 멀뚱멀뚱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고 한다.
”지금 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예요?“
26. 0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