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약국 생존기
“영국에서 아파보기”는 별로 권하고 싶은 경험은 아니긴 한데, 며칠째 지속되는 기침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아무래도 피로 누적과 영국의 쌀쌀한 초여름 날씨가 한몫한 것 같다. 어제 동네 약국에 가서 로비투신 시럽과 스트렙실을 사 왔다.
영국에선 약국에 갈 때 케미스트(chemist)한테 간다고 표현하는데, 북미에서 쓰는 일반적인 약사(pharmacist)라는 단어보다 뭔가 약 본연의 화학적 반응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단어 같아서, 같은 업계 사람으로선 재밌게 느껴지는 단어다. 중세시대 연금술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영국에서 이 케미스트들은 한국보다 더 넓은 권한을 갖게 되는데, 이는 영국의 의료시스템 탓이다. 영국은 한국처럼 감기 걸렸다고 바로 동네 내과나 이비인후과에 가서 주사 맞고 약을 지어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철저한 '약국 중심의 셀프케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국 여행 중 감기나 경미한 질병으로 약국을 이용할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영국 약국 이용 상식'을 정리해 보았다.
1. 영국의 의료 시스템
영국의 무상의료 시스템인 NHS(국민보건서비스) 내에선 감기, 기침, 가벼운 배탈 등의 증상으로는 의사를 만나는 것이 어렵다. GP 예약에만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리기 때문. 따라서 영국에서 감기나 경미한 질병이 생기면 병원이 아니라 무조건 '약국(Boots, Superdrug, 동네 약국 등)'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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