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왜 단어 사전을 쓰기로 했을까?

엘슈가 사전- 기쁨어 편

by엘슈가

계절을 관통했던 화마가 지나간 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바람은 꼬리를 감추고 서둘러 사라지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졌어. 이제 떠날게. 당신은 당신의 길을 묵묵히 가."

여름을 힘들어하는 편인데 이번 여름은 더웠지만 희한하게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너 따위가 나를 꺾을 수 있을쏘냐'

생각했지만 그 다짐이 몸에, 감각에까지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마침내 저는 이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름이 이제는 그다지 힘겹지 않은 사람이요.


기념하고 싶었습니다. 여름을 무사히 돌려보낸 뒤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으로. 그때였습니다. '엘슈가 어학 사전'이 떠오른 건.


제가 써온 말들, 앞으로 써나갈 말들. 그 안의 장면, 사람, 어감, 사랑까지 기억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제 정리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 들었습니다.


화면 너머 당신에게 가만히 묻고 싶습니다.

당신에게도 가슴 깊숙이 간직해 온 그런 낱말이 있는지.

이젠 남의 말 아닌 당신만의 언어를 구사하고 싶진 않은지.

그렇습니다. 이번 연재는 당신도 함께 낱말 사전을 쓰자고 꼬드기는 연애편지입니다.




<엘슈가 사전- 기쁨어 편>에

언어를 고르는 즐거움을 잊고 있었던 분

말에 담긴 장면, 사람, 사랑을 기억하고픈 분

이제는 나만의 언어를 구사하고 싶은 분

즉, 당신을 초대합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