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오래 바라보다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한다.
'내 이야기를 썼는데, 왜 밋밋할까.'
'분명 중요한 사람인데, 글 속에서는 왜 살아나지 않을까.'
이유는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시작된다.
사실, 우리는 사람을 너무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희생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이 문장들은 틀리지 않지만 여기에는 사람이 없다. 그저 글쓴이가 내린 판단만 있다.
독자는 작가의 설명을 통해 사람을 만나지 않고, 그 사람이 한 행동과 선택을 통해 만나게 된다. 인물은 설명한다고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설명할수록 매력 없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야기 속 인물을 살리는 방법은 설명이 아닌, 그가 살아온 흔적을 보여줄 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쓴 글 속 인물들이 조금씩 선명해지는데도 과정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쓸 때, 나는 한동안 어머니를 하나의 모습으로만 바라보았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나를 아프게 한 사람. 나는 이미 어머니를 가해자라는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한 채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써놓은 글을 시간이 지나 읽어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것 같으면서도 개운하지 않은 여운이 항상 남았다. 그것은 내가 어머니에 대한 내 감정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므로 어머니라는 인물이 평면적이고 밋밋한 존재로 묘사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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